이파브르의 탐구생활 - 취미는 자연! 산나물, 노린재, 오래된 살림, 할머니를 좋아합니다
이파람 지음 / 열매하나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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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도시를 떠나 자연과 가까운 곳으로 터전을 옮긴 사람들을 볼 때 조심스러워지는 순간이 있다. 무턱대고 부러워하거나, 난 저렇게 못 산다고 선을 그을까 봐 걱정스러운 거다. 이 두 가지 마음은 전혀 다른 것 같지만 누군가의 삶을 대상화한다는 점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 .

어느 삶이나 저마다의 이유가 있고, 모든 삶에는 세부가 있다는 걸 기억하지 않으면 “에코” “힐링” 같은 매끄러운 말을 쉽게 뱉게 될 것 같아서 #이파브르의탐구생활 읽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다.
두껍지도 않은 책 한 권, 고작 책 한 권 읽는데 무슨 그런 거창한 의미 부여가 필요하며, 뭐 그런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냐고 생각할 수 있는데, 그건 아마도 내가 편리하고 매끄러운 도시에서 살면서 선택할 수 있는 자발적 불편함 중 하나인 것 같다. 왜 굳이 불편한 길을 골라 걷냐고 물으신다면, 그러면 마음이 단단해지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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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파브르의 탐구생활>은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살아가기 위해, 기꺼이 조금 더 불편해지는 삶의 기록이다. 강원도 홍천으로 이주하지만 삶은 (당연히) 기대와 어긋난다. 시골에 가면 (당연히) 마당이 있는 단층집에 살게 될 줄 알았지만 편의점 건물 이층에서 생활하게 되는가 하면, 차 없이 생활하고 싶었으나 중고차를 들이게 되기도 한다. .

채집의 힘듦을 알게 되는 것도, 배추가 작아 손바닥만한 김장김치를 갖게 된 것도 녹록한 일은 아니지만, 내가 가장 인상 깊게 본 건 멧돼지 이야기였다. 멧돼지 때문에 쌀 수확량이 예년의 십분의 일밖에 되지 않은 상황에서 필자는, 멧돼지가 침범하지 못하게 방법을 찾는 대신 멧돼지가 먹을 감자를 심는 쪽을 택한다. 멧돼지 밥으로 심은 감자는 어떻게 됐을까. 무럭무럭 자라 멧돼지 배를 불려 주었을까. 후속 이야기가 너무 궁금한데 이제 이들은 강릉으로 이주를 했다 하니 멧돼지와 감자 뒷이야기를 들을 길이 없어 조금 아쉽다.

이 책을 쓰고 그린 사람과 맞닿은 속도로 살아가며 책을 만드는 #열매하나 @yeolmaehana 열매님의 손으로 쓴 소식지는 언제 봐도 소담하고 탐나고 좋은데, 이번호 소식지 소복이님의 만화 마지막 줄은 요즘의 나에게 꼭 필요한 얘기라서 여러번 곱씹는 중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소식지에 실린 만화는 덤. 충분히 찾아볼 가치가 있는 책이니 이 정도 낚시는 애교인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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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 마더
에이미 몰로이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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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가독성 있는 전개, 출산과 육아를 둘러싼 심리 묘사는 눈에 띄는 반면 결말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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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지켜준 편지
김수우.김민정 지음 / 열매하나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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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반갑고 고마웠던 건, 입안에 든 밥알을 한 알 한 알 꼭꼭 씹어삼키듯, 삶의 순간들을 진지하게 들여다보고 이야기하고 성의를 다해 듣고 답하는 정성과 진지함 때문이었다. 아마도 그것은 내가 “예의”라고 생각하는 것과 맞닿아 있어서, 마음이 벅차거나 목이 매기도 해서 잠시 쉬었다 읽기도 했다. 상대에 대한, 삶에 대한 예의가 필요한 날 찾아보기로 마음먹으며 부지런히도 책 귀퉁이를 접어두었다.

두 사람이 주고받은 편지 덕분에 내 안 어딘가가 환하게 밝아져서, 나에게도 내 삶을 지켜준 이들이 있음이 떠올랐다. 지금은 조금 멀리 있지만 한때 마음으로 참 많이 가까웠고 의지가 되었던 이들. 지금은 지층처럼 켜켜이 쌓여 납작해진 순간들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잠시 눈을 감고 침을 삼켰다. 목울대가 조금 조이는 것 같아서. 그 순간들이 계속 그 자리에 있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아마도 이런 게 고마움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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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동백숲 작은 집 - 햇빛과 샘물, 화덕으로 빚은 에코라이프
하얼과 페달 지음 / 열매하나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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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다른 삶을 선택하는 용기를 전시하는 것이 아니라 “용기의 세부”를 들여다보게 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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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같이 삽니다
김응.김유 지음 / 웃는돌고래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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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보면 <아직도 같이 삽니다>라는 제목이 어찌 나왔는지 자연히 알게 됩니다. 특별히 꾸미지 않고 있는 이야기를 툭툭 꺼내어 주는데도 읽는 재미가 있고 책장 넘어가는 게 아까워집니다.

막 쪄낸 감자처럼, 고구마와 함께 먹는 동치미처럼, 찜통에 쪄낸 옛날 카스테라나 툭툭 깨물어 먹는 달고나처럼, 뭉근하면서도 시원하고 달콤면서도 쌉사름한 이야기들을 읽다 보면, 똑같은 일을 겪더라도 누가, 어떻게 살아내느냐에 따라,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이야기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확인하게 됩니다.

“아직도 같이 산다”는 말을 아주 오래오래 듣고 싶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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