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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아플까 - 몸과 마음의 관계로 읽는 질병의 심리학
대리언 리더 & 데이비드 코필드 지음, 배성민 옮김, 윤태욱 감수 / 동녘사이언스 / 2011년 3월
평점 :
품절
우리는 왜 아플까
언어를 좋아하고 심리학과 철학 쪽에도 관심은 많았지만 어디까지나 자신이 좋아하는 것은 딱딱 맞아 떨어지는 단순한 것이었다. A는 B다- 라는 명제, 명확한 인과관계와 같은, 그 탓인지 종교와 배배 꼬인 말 뿐인 것에는 신뢰가 가지 않았고 과학만이 세계를 설명할 수 있는 근거라 여겼다. 이러한 말이 위 도서와는 상관없어 페이지를 넘기면서 절실하게 느꼈던 생각이다.
" 공격하고 살해하는 악마가 과학의 옷을 입고 다시 나타난 것이 세균" - p.44
페이지를 몇 장 넘기지 않아 보이는 문장이다.
과학과 미신은 분명이 다를진대 그 둘을 동일 선상에 놓으며 시작하는 내용은 새로운 충격이었다.
원인이 되는 균이 있기에 그에 따른 질병이 발생한다. 이것은 당연한 일이었고 상식이었으며 일상사에 뿌리 깊게 박혀 있는 인식이었다. 그 때문에 예방주사가 있는 것이고, 약이 있는 것이고 현재의 치료체계가 잡혀있는 것이 아닌가. 세균과 박테리아가 원인이 될 수 없다면 사람은 그 밖의 모든 원인에 대한 치료를 다시 강구해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위 도서는 질병, 통증의 원인을 이때까지 생각해왔던 원인 외에 다른 것들을 얘기하고 있다. 감정과 성격, 인과관계 이 모든 것들, 정확히 측정할 수 없는 요인들을 하나하나 이야기하고 있다. 스트레스가 지나치면 위장병이나 편두통의 가벼운 질병을 넘어서 암과 심혈관계 질환에 대해 세세히 파고든다.
때로는 예시를 들며 질병의 원인이 되는 것을 설명할 때에, 지나친 비약이 아닐까, 그들 입맛에 맞게 생각하는 짜집기가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들지만 단순히 사례를 떠나 생체리듬에 따른 면역계의 활성이나, 감정 상태에 따라 작용하는 신경의 작용에 대해 설명한 파트에서는 사람의 몸이란 이때까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복잡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그렇지만 읽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내용이 마치 저 강 건너편에 있는 것처럼 동떨어지게 느껴지는 것은 정신분석학에 대한 자신의 지식이 부족해서일까, 아니면 모호하게 보이는 이야기들에 편견을 가지고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자신의 탓일까.
그 이유가 무엇이든, 책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 외에도 새로운 생각을 일깨워준 도서였다.
미신에 열광하는 이들을 눈앞의 진실을 외면하고 있다면 비웃고, 종교에 심취한 신자들은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자신 또한 과학이라는 종교 아래 다른 여지를 모른 척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는지 잠깐이지만 섬뜩한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