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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스페셜 혈액형의 진실
오기현 지음 / 그루북스 / 2006년 8월
평점 :
절판
약 200페이지 정도로 구성된 본서는 크게 다음의 3파트로 나눌 수 있겠다.
1. 1~90p(90쪽) : 혈액형성격학 신드롬 찬성론 및 그 비하인드스토리
2. 91~124(33쪽) : 혈액형성격학에 대한 본격적인 의문제기 및 반박
3. 124~200(76쪽) : 혈액형에 대한 몰랐던 상식
분량을 살펴보면 짐작할 수 있듯이, 저자는 혈액형성격학의 찬/반에 대해 다루는 데 있어서 지면상의 불균형을 보이고 있다. 혈액형성격학에 대한 찬성의 입장은 90페이지라는 절반에 가까운 지면을 할애하면서, 정작 그 반론이 될 수 있는 부분에는 너무 인색하다.
애초 제작자의 의도는 '혈액형성격학은 진실인가 거짓인가?'라기 보다는, '혈액형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들에 대해 살펴보기' 정도로 짐작된다. 따라서 혈액형성격학의 진실을 알고자 못말라하는 독자들이라면 이 책에 실망할 수도 있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전반적인 뉘앙스는 '혈액형점은 거짓이다!'라는 적극적인 자세가 아닌, '혈액형점 너무 믿지는 마세요' 정도의 소극적인 입장이었고 혈액형성격학에 대해서만 진부를 가리고자 했던 나에겐 많은 아쉬움이 남았다.
적은 지면을 할애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서 제시한 유치원실험결과, 바넘효과, 자기충족적예언, 선택적사고, FBI효과, 집단속에안주하려는 경향 등은 오늘날 무조건적으로 혈액형점을 수용하는 우리들에게 깊이 있는 비판적 사고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그리고 이전보다 더 신중하고 중립적인 입장에서 혈액형점을 바라보고 평가할 수 있는 안목을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후반절에 나온 상식 이야기도 우리들에게 큰 도움을 줄 것이다. 나는 그 내용의 질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내가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이유는 그 파트가 1시간짜리 방송에 끼워넣기에는 방송의 본래 의도와 초점을 흐릴 수 있을만큼 지나치게 많은 지면을 소모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사야겠느냐 안 사야겠느냐라는 물음에 대해서는 나는 기꺼이 사라고 권유하는 바이다. 기존에 출시된 수많은 혈액형 관련서적에는 돈 쓰기에 후하고 싸이월드에서도 수많은 혈액형점들을 거리낌없이 미니홈피에 쌓아두는 우리들의 따가운 눈총과 비판을 무릅쓰고 나온 이 책은 흙 속의 진주와 같고 어두운 바닷가의 등대와 같은 존재이다. 좀처럼 보기 힘든 내용이고 또 인터넷에서 구할 수 없을만한 정보들이 충분히 담겨 있는 책이니만큼, 나는 이 책에 만원 한장은 기꺼이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