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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하게 조금 느리게
한수산 지음 / 해냄 / 2000년 7월
평점 :
절판
느림이라는 것이 언제부턴가 우리 주변에 자주 등장하게 되었고, 그것이 주는 효용은 미학이라고 표현될 만큼 칭송되면서 현대사회의 모든 병폐를 희석시켜주고 인간 본연의 모습을 다시금 생각하며, 내 주변에 그냥 지나쳐 가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들을 잊지 말자는 아~주 좋은 화두이다.
하지만, 그에 맞춰서 발간하는 여러가지의 책들 - 피에르 상소 등 - 을 보면 하나같이 지식인이 가질 수 밖에 없는 한계를 보여주는 듯 싶다. 다시말해, 지금 살기도 바쁜데, 이런 느림의 미학이 무슨 말이야라는 1차적인 단순한 차원에서 비판 하는것이 아니다. 분명, '느림'이라는 화두는 매우 중요하고 가치있는 특히 현대인에게 중요하다. 그만큼 조심스럽게 다루어져야 하고 그로인한 목가적인 삶은 우리에게 교훈이 될 만해야 하는데, 이 책은 그렇지 못하게 느껴진다. 적어도 나에겐..
그리고 그런 표현들 - 솔직히 너무 진부하다 - 이 낯설고 어색하고 글 좀 쓴다는 사람이 작위적으로 짜낸듯한 느낌을 너무 많이 주어서 조금 반발심이 가는 것 같다. 이 점이 앞서말한 지식인의 한계라고 감히 얘기해본다.
하지만, 그런 화두를 작가의 유려한 문체와 놀라운 편집으로 어느정도 커버한 점은 나름대로 높은 점수를 준다. 하지만, 그런 것들이 책에 대한 전부는 아니므로, 고를때 조금 주의를 기울이는게 필요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