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서울 2023
이우 외 지음 / 몽상가들 / 2023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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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명의 다섯 편의 짧은 글로 구성된 문학서울을 읽고 생각이 다소 많아 출판사와 약속한 일정을 하루 넘겨 후기를 적는다.

책을 구매하지 않고 이런 이야기를 남겨도 되는 것인지, 자격이 있는 것일지, 출판사는 마케팅을 위해 이런 서평단 이벤트를 하는 것일진데 좋지 못한 부분에 대하서 이야기 하는 것이 미안하다는 마음이 들어서였다.

하지만 거짓말로 입에 발린 얘기만을 할 수는 없고, 어떤 방식이건 이 책에 대한 후기를 소셜미디어에 업로드하는 것을 약속했기 때문에 - 라는 핑계로 - 결국은 게시물을 올리고 있다.

젊은 작가들이 전통적인 등단 체계에 의문을 던지며 주변에서부터의 변화를 외치며 만든 이 얇은 책 한 권.

이 동인들이 펴내는 글 묶음의 끝이 창대했으면 하는 응원의 마음과 기대와는 별개로 금번에 받아본 글들은 다소 미약했다. 물론 다섯 글 중 좋았던 글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새로운 서사도, 기 발표된 작품 또는 일상에서 빈번이 마주하는 상황/서사 속에서 재발견한 메시지도 쉬이 발견하기 어려워 아직은 이들이 스스로 이야기 하는 ’정진‘이 더욱 필요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더 좋은 이야기가 필요하다.

물론 개인의 호오가 있으므로 누군가은 이 글들에서 울림을 발견했을지 모르나, 나 개인적으로는 여성 화자를 내세운 짧은 글에서 적정 용량 이상으로 반복 등장하는 ‘오빠’라는 단어가 피곤하게 느껴지거나, 짝사랑하는 대학생 남성의 시선을 다룬 글에서 일상에서 지겹도록 겪었던 시선들이 그대로 담겨있어 다소 괴로웠다. 이와 별개로 문체는 담백해서 문장이 어렵지 않아 빨리 읽을 수 있었다는 점들은 장점이었다. (최근 읽은 책 중 가장 빠르게 읽을 수 있던 책이었다.)

전체적으로는 소설과 작가 인터뷰가 한 세트로 구성된 형식을 띄고 있었는데 창간호여서 그럴지 모르겠지만 앞으로는 작가 인터뷰가 더 적어도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작가는 작품으로 말하는 사람이었으면 했다. 개인적으로는 인터뷰를 통해 작가들이 작품에 대해 내가 느낀 것 대비 본인 작품에 대한 의미를 무척이나 무겁게 부여하고 있어서, 해당 메시지를 전달 받지 못했다는 생각때문에 (내 오독 또는 문해력의 부재때문일 수도 있으나) 더 작품이 아쉽게 느껴진 부분도 없잖아 있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작품은 신세연 작가의 아홉수였는데, 끝내 결말을 ‘그렇게’ 맺어 버리는 방식에서 작가의 힘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좋았던 작품도 분명히 있었기에 금번의 아쉬움을 차치하고 이제 첫 발을 뗀 문학서울의 앞으로의 행보는 계속 찬찬히 지켜보고 싶다. 이들의 말처럼 이들의 글이 한국문학에 울림과 족적을 남기는 때가 오길 응원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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