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다의 허접질
이다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03년 6월
평점 :
품절


젊은 날 한번쯤 해보았을 사소하고, 진지하고, 부끄럽고, 쓸데없는 그 고민들이 이 스무살 조금 넘긴 어린 여자(?)의 독특한 필체와 그림으로 신랄하게 까발려진다. 내가 지나쳐온 차마 누구에게 얘기할 수 없었던 바로 그 것을 그녀도 겪고있다는 사실이 신기하고 놀라울 뿐이다. 이렇게 솔직할 수 있는 원동력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누구보다 만만하고 편한 누군가가 대신 나를 얘기해준다면 마음이 놓이지 않을까? 그래서, '쿨한 이다'는 '아무것도 아닌 정한별'의 대변자로 태어났다.

이다는 이다일 뿐인가? 그녀는 이다의 뒤에 숨었다는 표현을 썼지만, 난 숨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다가 주는 혜택을 그녀가 누리긴 하지만, 이다가 받는 아픔또한 그녀가 느끼기 때문이다. 이다는 정한별이고 또, 함께 고개를 끄덕이는 우리들 바로 그 모습이다. 남의 일기를 훔쳐보는 그 재미. 게다가, 발칙한(?) 그림까지 있다면? 보여주기 위한 일기가 되어버리는 매너리즘이라도 좋다. 내가 원하는 것은 그녀의 모든 것이 아니라 '맛'있는 그림과 이다의 인간적인 매력이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