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도르 미하일로비치는 유형에 처했던 4년 내내 이 성경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후에 그 성경은 언제나 그의 책상 위 눈에 잘 띄는 곳에 놓여 있었다. 그는 어떤 일에 대해 깊이 생각하거나 회의가 들 때면 종종 이 성경을 손에 잡히는 대로 펴서 펼쳐진 부분의 첫 쪽에 나와 있는 글을 통독했다. 표도르 미하일로비치는 지금 자신의 의심을 성경을 통해 확인하고자 하는 것이었다. 그는 직접 성경을 펼친 다음 내게 읽어 달라고 부탁했다.

펼쳐진 곳은 마태복음 3장 14절이었다. “요한이 제지하며 가로되 ‘제가 당신께 세례를 받아야 할 터인데 어찌 당신께서 제게로 오십니까?’ 그러나 예수께서 그에게 답하여 가라사대 ‘막지 말라,3 우리가 이렇게 하여 위대한 정의를 이루는 것이 합당한지라.’”

-알라딘 eBook <도스토옙스키와 함께한 나날들> (안나 그리고리예브나 도스토옙스카야 지음, 최호정 옮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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