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싯다르타는 속세의 삶, 쾌락의 삶을 살았지만, 그런 삶에 완전히 빠지지는 않았다. 격렬하던 사마나 시절에 억눌렀던 관능이 깨어나, 그는 부귀를 맛보았고, 환락을 맛보았고, 권세를 맛보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랜 세월 동안 그는 마음속으로는 아직도 사마나에 머물러 있었는데, 그 사실을 카말라, 그 영리한 여인은 정확히 간파하고 있었다. 그의 삶을 지배하는 것은 여전히 사고, 기다림, 단식의 기술이었고, 그가 그들에게 낯선 존재이듯이 속세의 사람들, 소인배들은 여전히 그에게 낯선 존재로 남아 있었다.

-알라딘 eBook <싯다르타 (한글판+영문판)> (헤르만 헤세 지음, 박진권 옮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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