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상자의 역습 - 대중문화가 어떻게 우리를 더 똑똑하게 만들었나?
스티븐 존슨 지음, 윤명지.김영상 옮김 / 비즈앤비즈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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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일명 대중문화의 대표적인 매체인 TV를 비꼬아 말할때 바보상자라고 흔히 일컸었다. 그러나 스티브 존슨의 연구자료와 항변(?)을 읽어내려가다 보면 바보상자라는 말을 이제는 접어야 할 것같다. 수십년동안 TV는 바보상자라는 오명을 벗어던지지 못했고 TV가 바보상자가 아니라는 해명을 한 자료는 제대로 구경을 못해본 것 같다. 그러나 우리 대중은 TV를 바보상자라고 치부하면서도 끊임없이 사랑해왔다.
 과연 대중메체가 책이나 신문을 대변할 수 없을 정도로 저급하고 형편 없는 것일까? 하는 명제를 두고 나도 의아해하기 시작했다.
 스티브 존슨의 글을 읽고부터 조금의 이해심이 샘솟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대중문화라고 일컷는 게임,TV,영화와 같은 매체는 과연 우리의 두뇌를 갏아먹는 단순한 것이었을까? 라는 논제를 두고 스티브 존슨은 해부하고 반박해 나간다.
 게임이라는 것은 해본 사람과 안해본 사람의 차이가 나듯이 그것의 복잡성과 기술성은 게임을 해보지 안한 사람은 느끼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한다. 게임은 시대가 지나며 많은 변화를 겪었다. 1차원적이었던 것이 3차원적으로, 단순 대결형에서 다방 네트워크형으로 변모했다. 저자가 주장하는 게임의 가장 큰 변화는 '양방향성'이라는 것이다. 게임을 하는 사람은 예전의 일방향성의 게임 마인드를 가지고는 게임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모든 게임은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수많은 경우의 수를 간직하고 있으며 또한 엄청난 양의 연구와 과제를 필요로 하는 고난이도의 게임이 된 것이다. 이에 우리는 게임을 위하여 또 다른 지식 창출을 하며 연구과정을 통해 적지 않는 뇌를 사용하게 된다.
 드라마나 영화도 마찬가지 시대의 변화를 겪었다. 이에 대해 저자가 주장하는 것은 시청자의 역활론에 관한 것이다. '끼워넣기'의 기능을 역활론에 대입시켰는데 이를 시청자의 몫으로 돌린 것이다.
 즉 반세기 동안 대중문화를 지배해 온 TV 역시 집중력과 인내심,기억력,이야기 분석 능력등을 시청자에게 요구하고 훈련시켜 온 것이다. 매체는 시청자들에게 고도의 두뇌활동을 요구한 샘이다. 세월이 흐르면서 이야기의 다각화,반짝이는 화살표,인물간의 고리등 수많은 기법이 동원돼 왔으며 요즈음 나오는 드라마와 영화는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고서는 내용의 흐름을 놓쳐버리게끔 제작된다. 또한 '빈칸 채워넣기'를 통해 영상물 시청자는 공감대를 형성할 만큼 매체는 똑똑해졌다.
 이런 환경적 변화는 사람의 두뇌를 변화시켰다. 이것이 저자가 주장하는 '슬리퍼 커브'에 대한 주장이다. 이렇듯 대중문화는 눈부시게 발전했다. 갈수록 복잡,지능화되고 우리 인간은 그 변화를 따라가기 위해 두뇌 근육을 강화한다. 스티브 존슨은 이렇게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과연 저자가 나열한 데이트는 명료했고 깔끔했다. 나의 대중문화에 대한 편입견은 어느 정도 해소됐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대중문화도 문화다" 나의 입장변화가 그것이다.그러므로 우리의 양식을 가꿔주고 책이나 다른 고전 매체가 전해주던 따스함도 새로운 매체가 충분히 전달해 줄 수 있는 것이다. 새로운 매체는 우리의 두뇌를 발전시키고 우리를 환경에 적응해 가게끔 만든다.
 대중매체가 우리에게 주는 해악을 따지기 전에 그것을 수용하는 인간들의 자세가 중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아무리 좋은 도구라도 사용자가 잘 못 사용하면 독이 되는 것이다. 대중매체도 우리가 아름다운 문화라고 수용하면 그 아름다움이 문화의 숭고함으로 승화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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