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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가계부
제윤경 지음 / Tb(티비) / 2007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글로 씀의 미학' 그 주체는 메모가 될 수 있고 원고지에 쓰는 작품이 될 수도 있다. 언제부터인가 사라지기 시작한 글로 쓰는 가계부. 그것은 우리의 삶을 정리하는 계획표이자 인생 설계도였다.
마흔살이라는 나이의 의미는 어떤 의미일까? 인생의 절반을 살아온 나이이지만 가정에서는 이제 막 삶의 태동이 꿈틀거리는 세대이다. 한참 아이들이 자라나고 왕성한 소비가 이루어지는 세대. 그러나 사회적으로 봐서는 신세대들에게 밀리고 직장에서는 정년을 보장 받을 수 없는 힘겨운 나이다. 샌드위치 세대가 된 마흔살. 이때까지 마냥 계획성 없는 삶을 살았다면 나름의 특단과 용단이 필요한 나이이다.
마흔살이 된 4명의 친구 중 하늘이라는 친구를 통해 새로운 인생철학을 깨우치게 된 나머지 3명의 친구들과 부인들. 무엇인가 시사하는 바가 크고 스스로 찔리게끔 만든다.
한달 수입이 1000만원 이상인 가정,300만원이 안되는 가정,500만원 이상인 가정... 종류도 가지각색이고 각 집의 소비패턴도 각각이다. 그러나 수입이 많다고 해서 행복한 삶을 누리는 것은 아닌 것이었다. 책에서 보여주는 하늘이네 가정은 친구들 중 고정수입이 가장 적은 집이지만 나름의 꼼꼼한 재무설계와 근검절약으로 남부럽지 않은 재산을 모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가정이다.
그 비결은 하늘이 아버지께서 물려주신 가계부였던 것이다. 하늘이는 그 가계부를 통해 자신만의 재테크교육과 삶을 사는 방식에 대한 훈육이 생활속에서 끊임없이 진행됐으리라 생각한다.
책을 통해서 손으로 쓰는 가계부의 가치를 새삼 재평가하게 된다. 손으로 쓰고 안쓰고의 차이가 이렇게 명백히 다를 수 있을까? 손으로 쓴다는 것은 어떤 신비의 묘약같이 엄청난 내재적 가치를 안고 있는 것 같다.
인터넷 가계부는 어떠할까? 그 효과는 분명 손으로 쓰는 것과 다르다는 것은 누가 봐도 확실하다. 손으로 쓴 가계부의 가치가 시간이 지나면서 아주 큰 가치를 창출한다는 것은 삶의 노하우이다.
부동산투자로 돈 벌 생각 하지마라. 자신의 부동산 가격이 오른다는 것은 스스로 거품을 만드는 것이다. 절약으로 재산을 불려 나가는 것이 부동산 투자보다 훨씬 낫다고 책속에서 설명한다.
사교육에 올인하지마라. 남들 다한다고 시키는 사교육은 자녀들에게 명분없는 굴레를 씌우는 것이나 마찬 가지이다. 자녀들이 대학에 들어가서 쓰게 될 돈이 얼마인지 미리 예상하라. 그러면 지금의 사교육 투자는 반드시 구조조정이 필요할 것이다.
지극히 당연한 논리들이지만 우리는 평소에 덮고만 넘어간다. 우리의 삶은 경영이다. 가계부작성과 같이 하루하루를 꼼꼼히 체크하고 계획성 있게 살아가지 않으면 머나 먼 미래를 보장 받을 수 없다. 가계부 작성은 남녀 구분이 없다. 책을 통해 느낀 점은 그것이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당장 오늘부터라도 나만의 가계부를 작성해볼까 한다. 미래를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