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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호카의 꿈
이나모리 가즈오 지음, 김형철 옮김 / 선암사 / 2006년 8월
평점 :
품절
日 교세라그룹의 명예회장 이나모리 가즈오가 벤처정신으로 시작한 자신의 사업이 일본 굴지의 그룹으로 탄생하게 된 과정과 그 이면에 깔린 기업가적 철학이 듬뿍 묻어나는 이야기를 구수한 필체로 써 내려간 자서전이다. 얼핏 보면 우리나라의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쓴 자서전과 비슷하다고 판단할 수 있지만 인간적 관계,일에 대한 신념,종교적 관념에 기초한 기업가 정신을 강조한 면에서 그와는 또 다른 성격의 자서전이다.
그는 일에 대한 열정,노력을 중요시한다. 자신이 망해가는 회사에서 하찮은 일을 하고 있더라도 일에 대해서는 항상 최선을 다하고 최고가 되라고 조언한다. 그 일을 통해 행복을 맛보다 보면 일 외의 세상일에서도 행복의 파급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말한다.
책에서는 물질적 풍요에 의해 피폐된 젊은이들의 정신적에 폐해에 대해서 경계하고 있는데 이는 이나모리가 도덕적 교육이 결여된 현 일본사회를 꼬집는 말이다. 이는 일본 사회에 해당하는 일만은 아니다. 현재 한국사회에서도 젊은이들의 도덕성 결여가 사회문제시 되고 있는 상황이다. 도덕교육이라는 것은 평범하다. 기본원칙,성실,감사,타인에 대한 배려 그리고 자신의 일에 대한 열정만 있으면 사회 윤리의식은 자체적으로 해결된다. 이나모리는 바로 이 '선한 생각' 즉 기본을 강조하는 것이다.
이나모리는 책의 말미에서 일본사회는 원래 선한 사회였다고 말한다. "일본인들이 '이타'의 정신을 키워온 민족이며 부드러운 자연에서 생활하고 바다와 산의 풍부한 산물로 풍요로운 생활해 왔고 타민족과 전쟁도 거의 없었다. 그로 인해 풍요한 환경과 역사적 배경으로 온화한 정신구조를 키워왔다"고 말한다.
나는 여기에 심한 반감을 느꼈다. 책의 일부분 내용이지만 처음부터 실컷 기술해 나간 아름다운 내용들을 한국독자들 앞에서 퇴색시켜 버리지 않았나 생각된다. 그 선한 일본 민족이 타국을 침범하고 사람들을 살해하는 역사적 범죄를 저질렀단 말인가 하고 이나모리의 짧은 역사관을 비판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는 역사가도 정치가도 아니다. 단지 비즈니스맨이다. 훌륭한 기업인의 요건과 인생규범을 설파하다 보니 일본 국내 독자만 염두에 두었는지도 모른다. 대한민국의 독자들은 그에 대한 문제를 스스로 판단해야 되지 싶다.
그러나 정도의 길을 걸어 굴지의 기업 교세라를 만들어 낸 이나모리 가즈오의 열정적 삶을 통해 인생의 자신감이란 무엇인지 살펴보게 되어서 잠시나마 행복감에 빠져 들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