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저녁, 졸린 눈으로 예전에 써뒀던 시들을 오랜만에 쭉 한 번 훑어봤다.
한 마디로, 부끄럽더군.
지나친 자아도취와 강렬한 치기의 클라이맥스라할지!
그래도 분명한 건
굉장히 현실적이고 속물적인 인간이 되어있는 지금의 나와 비교해 볼 때
그 땐 치기어리나마 순수했던 시절이라는 사실이다.
한 구절 인용해 썰을 조금 더 풀어보면,
오, 주여, 내가 고작 딸딸이나 제대로 아름답게 한 번 쳐보자고
그 많은 지식들을 유린했단 말입니까
결국 스물 둘이라는 건 지식의 강간범으로 살아온 내 인생의
죄명에 지나지 않는다는 말씀입니까
스물 여섯이 되어서도 스물 여섯은 여전히 아직도 내 인생의 죄명에 불과하다는 사실.
언제 쯤 지식의 강간범이라는 자책감을 버리고 현명하게 삶을 관조할 수 있을까.
아, 스물 다섯이다. 빠른 84였지. 오호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