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글샘 > TOEIC 감독 유감...

다음 회차부터인가, 토익 시험이 바뀐다고 한다.
그래서 지난 번과 이번 시험은 인산 인해를 이룬다고도하고...

토익 시험은 비영어권 국가 중, 한국이 가장 많이 응시한다.
전세계 응시자 중, 한국이 절반을 차지하고 연중 실시 횟수도 가장 많다.
그렇다면, 한국인의 영어 실력이 세계 수준이란 말씀(?)

가끔 뉴스에 어린애들이 토익 만점맞았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한다.
한국인은 진정 천재인가?

오늘 감독을 한 교실에도 중1 여학생이 하나 있었다.
내 자리 바로 앞에서 시험을 봐서 유심히 봤는데, 리스닝을 상당히 유연하게 풀고 있었다.
리딩에 가서도 그 어려운 단어들을 술술 읽어 넘겼다. 대단한 중학교 1학년 생이다.

한국은 초, 중등 교육이 너무나 완벽하다.
의무 교육은 아니지만, 부족한 부분은 학부모의 지갑에서 완벽하게 제공된다.
예체능부터 복습, 시험공부까지 모든 시스템이 철저히 학원에 종속되어 있다.

그렇지만, 다른 나라들과 진정 경쟁력을 따져야할 대학은 경쟁력이 전혀 없다.
1등만 살아남은 경쟁 시대에, 한국의 대학들은 수백 등을 하고 있다.
신입생을 선배들이 고문하고, 술먹이는 비효율적 병영 국가에서 어떻게 진보가 있겠는가.

토익 시험을 죽으라고 치르는 어린애를 보면서,
과연 그 시험이 얼마만한 가치를 갖는 것인지를 아무리 따져봐도...
지금 뛰어놀고 나중에 공부하는 것만 못하다는 결론이다.

만에 하나, 그 아이가 공부만 정말 좋아하는 천재라면 이야기가 다르겠지만...
대부분의 중고생을 학원 공부에 종속시키는 이 부조리한 현실에 난 눈감고 싶다.
아이들에게 맘껏 뛰어놀 운동장을 줄 수 없는 것일까?
왜 아이들은 일요일마다 각종 경시대회에 출전해서 전투욕을 불사르는 것인가...

제발 아이들을 놀게 하자.
저녁에 펼쳐본 중학교 1학년 아들의 사회, 과학 교과서는 무참하게도 비극적으로 슬프고 잔인하게 지랄같다. 군대에서 암기사항 못 하면 줘패가면서 주입하듯이 무식하게 외우게 해야 하나? 아니면 그냥 대~충 해도 잘 살 수 있다고 지혜롭게 대처하나...

토익 감독을 하면서 아무래도 해답이 보이지 않는 한국 교육의 현주소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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