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최고의 스승이었다
윤정구 외 지음 / 성안북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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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2짜리 딸이 벌써부터 뭔가

사춘기의 느낌이 스멀스멀나기 시작한다.

종잡을 수 없는 감정기복

아침마다 엄마와의 기싸움

정리되지 않는 방, 자기주장이 점차 강해지면서

귓등으로 흘려듣는 엄마의 말 등.


이 콩만한 녀석이랑 이정도로 감정의 골이 패여야만 하나

지금도 꽤 많이 멘탈이 흔들리는데

세상이 무서워하는 중2병에 걸리면

그땐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쉽지 않은 육아전선에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사실 분량이 꽤 되어 이걸 쉽게 읽을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아니나다를까 이 책을 읽을 무렵에도

딸이나 신나게 한판 하고

엄마로서의 무기력과 좌절감을 한없이 느끼며

그냥 그 자리에서 술술 읽어내려가고야 말았던 것이다.


감사하게도

여느 부모교육 책의 나는 이렇게 성공했고, 뛰어났으니

부족한 당신은 이렇게만 하시요가 아닌.

처절하게 바닥을 쳤던 경험의 이야기와 그로 인한

구구절절한 부모의 마음이 드러나는 이야기들이 수록되어 있어

그로 인해 빨려들어가듯 읽게 되고 공감과 더불어 위로를 얻을 수 있는 책이었다.





"진성인"이란 내면적 고통으로 쓰러져 있는 자신의 성인 아이를 자신으로 받아들이고

이 고통으로 쓰러진 성인 아이를 일으켜 세워 주인으로 환대하는 것을 의미한다.

자신을 긍휼로 환대해 치유한 후, 자신 삶의 영역에서 사명과 목적을 세우고

이 목적과 사명을 실현하는 일에 주인으로 나서는 것을 뜻한다.

진성부모가 된다는 것은 자녀도 같은 방식으로 환대하여 자신 삶의 온전한 주인으로 세우는 것을 의미한다.

자신과 자녀를 삶의 온전하 주인으로 세우는데 가장 큰 장애는 바로 유전자 복권에 대한 오해힝ㄴ데, 이를 불식하지 못한다면

부모는 자신과 자식을 온전한 삶의 주인으로 세우지 못한다.


신영복 선생은 "우리는 누구에게나 스승이자 제자이다"라고 조언했다. "타자이론"으로 유명한 레비나스 조차도 상대를 동질성으로 포획하려는 마음을 포기한다면 타자는 자신의 경계를 넘어 무한으로 인도해 주는 스승이다라고 이야기한다. 이런 관점에서 레비나스는 긍휼의 사랑 때문에 절대 포기할 수 없는 타자는 자신을 무한으로 확장할 수 있는 것을 돕는 최고의 스승이라고 가르쳐왔다. 자신과 같은 고통을 가진 타자를 긍휼로 환대해가며 타자의 문제를 내 문제로 받아들이고 이것을 해결하는 것이 배움의 여정인 것이다.


세상의 어떤 사랑도 긍휼의 사랑을 이길 수는 없다.

긍휼은 서로 간의 타자성을 지켜내는 원천이다. 사람들이 서로의 타자성을 인정해가며 긍휼로 사랑하고 일으켜 세워질 때

재능의 다양성은 간주관적으로 휘어져 환대의 공동체를 만든다.

가정은 진성부모가 자식을 타자로 환대해가면 세운 환대의 공동체이다.



이 책은 다음과 같은 목차로 구성되어 있다.



  1. 꽃은 흔들리며 핀다

  2. 웃는 얼굴, 행복한 우리집

  3. 엄마의 기도제목

  4. 욕심을 내려놓으니 아이가 보였다

  5. 아빠의 반성문

  6. 기다리고, 도와주고, 믿어주기

  7. 긍휼감이 가시를 녹이다

  8. 새엄마

  9. 스스로 행복한 엄마

  10. 부모는 치어리더다



이 책은 각기 다른 저자들에 의해 총 10개의 자서전적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

10명의 부모가 자신의 경험을 통해 자녀와의 갈등을 어떻게 극복해 왔고,

그 가운데 얻은 깨달음을 기록하였다.

10명 저자의 공통점은 이들이 다들 교육적으로 깨어 있는 분들-대부분 교사 및 강사이고,

원래 자녀교육에 상당한 관심과 집중을 기울이고 있었다라는 사실이다.

본인들이 지적인 영역에서 종사했던 사람들이었기에

그만큼 자녀교육과 학업에 대해 남다른 마음과 양육의 방식들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모두가 비슷하게

양육이, 아이들과의 관계가 우리의 생각처럼 쉽게 이뤄지지 않았음을 고백한다.

어릴적 똑똑하다 천재성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부모의 자랑이 되고, 온갖 마음을 기울여 자녀를 잘 키워보려 하였지만

어긋나고 아프고 상처를 입은 스토리들이 등장한다.


여느 부모교육 책 같았으면

"우리 아이는 이렇게 잘 키워서 명문대에 보냈다"

이것이 마치 공식인냥, 사회적 성공을 가르치는

지침서를 피로하게 저술하는 것이 대다수인데_그래서 책장을 덮게 만드는.

현실과 동떨어진 이러한 이야기를 우리는 언제까지 감정적으로 소모당하며,

심지어 비용까지 지불하며 읽어야만 하는 것이가 회의감까지 들었다지.

그래서 먼나라 이야기같다, 공감이 되지 않는다가

그런 성공스토리의 대다수였던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은 그와는 반대이다.

아이의 성공과 사회적 출세가 자녀를 잘 기르는 것의

목표가 되지 않는다.

실패한 이야기, 아펐던 이야기, 깨어지고 처절하게

나를 직면할 수 밖에 없었던 이야기로 인해

더 구구절절하고, 몰입하게 만들고,

공감을 이끌어 내었다.

그리고 나를 바라보게 만드는 소중한 지침서가 되기도 하고 말이다.



나에게 가장 큰 공감과 위로로 다가왔던 장은 바로 4장이었다.

"욕심을 내려놓으니 아이가 보였다"

제목을 듣는 순간 쿵했다.

그리고 그만큼 아프고 고통스러웠을 한 엄마의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었다.

"나는 한 아이의 인생을 망쳐놓은 자격없는 엄마"라는 구절이 등장할 때 마다

극한 공감 속에 책을 읽다 눈시울이 붉어졌다.

미안한 마음. 먹먹한 마음.

나도 엄마가 처음이라서 그래.

늘 스스로에게 그렇게 위로하며 중얼거렸던 마음들..

마지막은 늘 이런 엄마여서 미안해...

그렇게 스스로를 자책하며, 뭘 더 어떻게 해야만 하나

답답했던 시간들을 여전히 보내고 있는 나인데. 








결국 이 책을 통해서 모두가 전체적으로 동일하게 이야기하는 핵심은

부모가 먼저 바로서기

부모의 욕심 내려놓기

아이의 마음 공감하기

아이를 믿어주기


라는 것이었다.


4장을 집필한 분이 "유현심" 씨였는데

뒷면에 보니 이분이 이미 집필한 다른 책들이 두권더

소개가 되어져 있었다.

역시 삶의 깊이가 다른 분이라 글이 확실히 임팩트가 다르구나 느꼈는데.

소개된 책들도 찾아서 읽고 싶어졌다.


을 다 읽고나서 우리 딸을 보니 ,

그래 맞다.

엄마만 좀 마음을 내려놓으면 되겠다.

이 책의 저자들이 한결같이 말하는게 있었다.


"하지 않기"의 방법

강요하지 않기

의심하지 않기

조바심내지 않기

하지 않는 것이 방임과 혼동될 리 없다.

사랑은 어떻게 해도 숨길 수 없는 속성이기 때문이다.



내 욕심, 내 마음을 강요하기 보다

그렇게 힘쓰며 감정소모하며 아이도 가정도

지옥으로 만드는 엄마가 아니라.

차라리 그 힘으로 "하지않기"를 마음먹어야겠다.

참자. 참아보자.

그렇게 아이를 공감하며 믿어주며,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되고 싶다.


오늘의 육아가 버겁고 힘겨운,

아이에게 늘 미안함 마음인

이 세상의 모든 엄마들이 꼭 한번 읽어보길 추천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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