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림은 유령이 아니야 찰리의 작은 책꽂이
원유순 지음, 홍기한 그림 / 찰리북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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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 초2 딸은

난민문제와 이주노동자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것이

시작은 "마라탕"집이었다.

마라탕 가게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이주노동자,

조선족 분들이었다.

이들이 마라탕 가게에서 일할 때에는 그리도

프로페셔널 해 보였는

우리 동네에서 본 그들의 모습은

참 어렵고,

여러모로 사회적 편견과

맞서서 힘겨워 할 때가 많은 모습을

우리아이가 직접 보았기 때문이다.

아이가 실제로 보았던 일들을

책으로 접하니

더 많이 관심이 갔나보다.

심지어 올해 전학간 학급에서는

외국이 친구가 3명이나 된다.

(예전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부분이다.)

지난번 네소와 나지의 스토리를 통해

이주노동자에 관심을 가졌던 딸은

이 책의 출판 소식을 접하자 마자

바로 읽고 싶어했다.

집에 오자마자

언박싱 동시에 책을 읽는 우리 아이

나도 궁금해서 같이 옆에서 읽어나갔다.








이 책은 2018년 제주도로 입국했던

예멘 난민들이 그 후에

대부분 인도적 체류자가 되어

우리나라에서 살아가게 되었는데

이 모습을 보고 원유순 작가가

카림네 가족을 상상해서

동화를 썼다고 한다.

사실 주제 자체가 무거워서

슬픈 내용을 흔히 상상할 수 있을 법 한데,

작가는 이를 경계하여

금비라는 인물과 카림의

발랄한 우정 이야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분위기를 환기하여 전달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난민인정심사를 통해

난민 인정자

인도적 체류자

난민 신청자로 분류를 한다.

난민인정자는 전체 난민 신청자들중

약 2% 정도만 난민 인정자가 되어

여러가지 사회 보장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고작 2%에 불과하다라는 것.

그리고 이 책에 등장하는 카림이

바로 인도적 체류자이다.

이는 난민으로 제대로 인정받지 못해서

1년마다 체류 기간을 연장해야 우리나라에서

살아갈 수 있다.

여러가지 사회보장은

책에서 나온바와 같이

잘 받을 수가 없다.

난민 신청자는

난민 심사가 끝나기 전에는

계속해서 우리나라에

살아갈 수 있다.

하지만 여러가지 사회보장을

역시나 잘 받지 못한다.







 

금비도 사실은

연약한 가정의 아이이다.

어머니가 계시지 않고

아버지는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다.

태권도장 학원비

두달치를 내지 못했을 정도로

가정이 넉넉치 못하다.

이러한 금비와 카림은 같은 반으로

또 같은 주택에 입주하며

마주칠 일들이

많아지지만 여전히 서먹서먹했다.

하지만 태권도를 좋아하는 카림으로 인해

태권도장 앞에서 카림을 자주 마주치게 되고

금비가 몰래 밥을 주고 지켜주었던

길고양이로 인해

또다시 둘은 친해지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아울러 그들의 삶이 마냥 삭막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편의점에는 금비와 카림을

한결같이 지지해 주는

나니 누나라는 존재도 있다.

이 누나도 상황이 넉넉지 못하지만

그의 알바비를 쪼개어

아이들에게 늘 나눔을 실천해준다.

금비는 낯설었지만

카림을 점차 이해하게 되고

난민의 어려움을 곁에서 느끼게 된다.

과정속에서 차츰 금비는 카림을 보호하려고

용감하게 나서기도 하고 말이다.

카림이 다쳐 병원에 갔을 때에

카림은 우리가 흔히 받는

병원 보험 혜택 조차도 누릴 수 없는

상태임을 알게 된다.

뿐만 아니라 예멘에서는 교수님이셨던

아버지가

여기에 와서는

일자리를 찾기가 너무나도 힘겹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힘겨운 난민들의 어려움을 겪으며

난민을 향한

사회의 시선이 "유령"과도 같다라는 걸 알았는때.

진정으로 카림의 친구가 된 금비는

"카림은 유령이 아니에요" 라고

외치에 된다.

바로 이 책의 제목처럼.





 

카림을 이해하는 건

아이러니 하게도

힘있는 사람이 아닌

사회적 약자들이었다.

청각장애인 아빠와

단둘이 살아가는 금비

그리고 편의점에서

자신의 알바비로

아이들을 돌봐주는 나니누나

이 책은 그래서 우리에게

난민을 향한,

우리 주변 이웃들을 향한

돌봄과 나눔은

힘이 있어서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누구든지 실천할 수 있는 것

누구든지 공감할 수 있는 것

그렇기에 난민들을 향해 편견과

차별적 시선을 가지기 보다는

편의점 사발면 함께 나눌 수 있는 마음

어려워 할 때 곁에 있어줄 수 있는 마음

그 마음을 좀 나눠보는 것이 어떨까

우리에게 요청하고 있다.

아이도 이 책을 읽고나서

또다시 시야가 넓어지는

모습을 본다.

엄마 저 친구도 다른 나라에서

온 친구였네

많이 어려웠겠다

저 아저씨도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이었네

많이 외로웠겠다

누군가를 향해 공감의 지평을 넓혀갈 수 있다는 것

세상은 혼자가 아닌

배려와 공감으로 함께 이뤄져 가는 곳이라는 걸

우리에게 알려주는 소중하고 고마운 책이었다.




[제공받은 도서를 직접 읽고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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