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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타 칼니스의 아이들 1
김민영 지음 / 황금가지 / 199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근래 온라인 게임 중독이란 말이 심심치 않게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는데, 그런 일들에 대해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게임시로녀: 미친 짓이다.
겜왕조아남: 이해할 수 있다. 나도 며칠씩 날밤 세워가며 게임을 즐긴 적이 있다.
난척 남: 사회 현상학 관점에서 접근해야한다. 미디어에 소외 받은 대중들을... 퍽~~~(쌍코피 흘리며 쓰러지다.)
다 자신의 입장에서 한마디씩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바닥 생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단지 게임에 쓰이는 아이템 때문에 실제 현금 매매가 이루어지고, 눈물을 흘리며, 사기 행각이 벌어지는 것에 싸늘한 비웃음을 뿌린다. 사실 나역시 안타깝다. 모든 공상은 현실과 소통하여 자신을 풍요롭게 만드는데 일조를 해야 하는데, 절제를 하기 어려운 나이에 게임의 세계 속에 갇혀 자신만의 영역을 공고히 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이 그속에서 빠져나오기가 절대로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다시 한번 질문. 그렇다면, 현실과 구별할 수 조차 없이 똑같고 현실보다 훨씬 자유롭고 재미있으며 자신의 숨겨진 욕구들을 맘껏 발산할 장소가 있다면 현실이란 대체 그 사이버 스페이스보다 가치있는 것일까? 영화 '아바론'에서 현실이란 게임을 위해 삶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터전일 뿐 아무 의미도 없다. 현실과 환상의 경계는 모호해진다. '매트릭스'에서 배신자(이름이 생각나지 않지만)가 선택하는 길이란 안락한 환상이다. 기계의 에너지로 쓰이면 어떤가? 어차피 모두는 죽게 되어있고 살아있는 동안 행복하면 되는 것이 아니냐고.
옥스타 칼리스 아이들에서 뇌에 직접 자극을 주어 현실감을 주는 게임의 초기 버전이 나온다. 여기서의 게임과 현실의 경계는 위의 두 영화보다는 명확하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현실과 게임의 벽이 무너지는 순간이 나오고 그로 인해 문제가 생긴다. 다른 사이버 세계의 여러 이야기들과 다르게 게임 속의 캐릭터는 내 안의 또다른 자아이고 그를 제어할 수 없다는 점이 독특하다. 결말이 뭔가 맥없이 이루어졌다는 생각이 들지만,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 심심풀이로 읽기에는 딱 그만인 소설이라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