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 혜민 스님과 함께하는 내 마음 다시보기, 개정판
혜민 지음, 이영철 그림 / 수오서재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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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만족도: ★★☆☆☆
가독성: ★★★☆☆
논리성: ★★☆☆☆
전문성: ★★☆☆☆
난이도: ★★☆☆☆
추천률: ★★★☆☆ 
 
한 동안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지금도 많은 이들에게 감동과 위로를 주는 혜민스님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을 독서모임에서 선택해서 읽게 되었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내용인지라 부담은 없었으나, 혜민스님의 글에 대해서는 알고 있는지라, 그리고 그가 어떤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지는 알고 있는지라 그리 큰 기대는 없이 읽었다. 
 
책은 전반적으로 틱낫한스님의 글을 읽는 것과 비슷한 느낌을 준다. 마치 삶에 대한 이해의 부족으로 연관이 잘 안되어 있는 듯한.. 왜 그러느냐고 묻는다면 주저리 주저리 좀 더 구체적으로 할 이야기가 있지만.. 먼저 양해아닌 양해를 구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 듯하다. 틱낫한 스님이나 혜민스님 정도되면 뛰어난 분들인 것은 두말할 나위 없으니, 그런 전제위에서 개인적인 시선으로 쓰는 글이니 넉넉하게 이해하면서 보아주시기를 바란다.  
 
2013년, 밀양 송전탑사건이었던 걸로 기억나는데, 많은 시민들이 분노하며 밀양 송전탑 인근 할아버지 할머니의 안위를 걱정하며 애쓰던 때가 있었다. 미친 이명박정권과 박근혜정부가 합작으로 만든 결과물이었는데, 이 사건에 대해 트위터로 뜬 혜민스님이 자신의 의견을 내놓았다. 왜 그런 일에 신경쓰느냐는 것이다. 자기 일이나 신경쓰면 될 것을.. 
 
그때는 이미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베스트셀러 자리매김을 한 상태였고, 지명도도 어느 정도 있었던 때였는데, 그 트위터를 본 시민들이 분노하며 캡쳐해 퍼 날랐고, 문제가 커지자 혜민스님은 곧바로 글을 삭제해버렸다. 물론, 나 역시 그 트위터 글을 봤는데, 당시에는 얼마나 분노가 일던지 이 빌어먹을 어린 노무xx, 땡중x이 인기가 오르니 눈에 뵈는 게 없는지.. 
 
★밀양 송전탑사건을 잘 모른다면 클릭
http://blog.naver.com/icoopkorea/20188653456 
 
 
그런 이후 가볍게 한번 훑어봤었고, 이번에 독서모임에서 진행되는 책인지라 꼼꼼하게 읽어보게 되었는데, 읽어보니 혜민스님이 이해됐다.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을 읽으면서 혜민스님이 어떤 사람인지, 그리고 무엇을 추구하는 사람인지 잘 이해되어 속상했던 기억은 많이 사라졌다. 
 
이 책을 통해 보는 혜민스님은 철저하게 나를 중심으로 한 개인주의나 혹은 이기주의적인 사고를 토대로한 사고패턴을 보여주며, 상황에 따른 인식 또한 동일 패턴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말하자면, 이런 식이다. 인간관계를 설명하면서, 다른 사람과 너무 가까이 가지 말고, 너무 멀리 떨어지지 않는 난로식 관계가 좋다고 한다. 왜냐하면 그렇게 하면 내가 다친다는 것이다. 내가 다치지 않기 위해서 타인과의 깊은 관계로 들어가는 고민과 방법적 노력은 전부 배제되어져 있다. 베품에 대한 생각도 그 베품이 결국 자기에게 돌아오기 때문이라는.. 
 
개인주의라는 줄타기를 하면서 이기주의에 가까이 휘청거리는 젊은 스님의 느낌.. 물론, 모든 삶의 중심에는 자신이 책임져야 하는 부분이 있고, 자기에게서부터 비롯되는 많은 문제들을 인식하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좋은 글일 수 있고, 스스로 상처가 많은 사람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는 것에 대해서는 좋은 느낌이다. 그러나, 이야기의 처음과 끝이 결국 자기 중심적인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듯한 그의 사고의 한계는 나를 위해 필요한 타인정도의 이해에서 끝날 듯한 느낌마저 준다. 
 
그는 인권이나 인류를 위해 많은 노력을 했던, 존경할만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어떤 이해를 가지고 있을까? 결국 그런 것들조차 자기 자신을 위해, 자기가 좋아서 했던 것 아니냐는 입장일까? 헬렌 켈러에게 열정을 쏟았던 설리반 선생님, 마더 테레사, 김수환 추기경, 법정스님과 같은 분들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책을 통해 전해오는 느낌으로는 이해하지 못할 듯싶다. 
 
인간의 감정에 대해서는 그것이 불교의 가르침일지는 모르겠지만, 많이 낯설다. 인간이 가지는 기본적인 인간에 대한 이해가 아닌 불교의 가르침에 따른 개인주의적 깨달음을 갖은 듯한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삶을 아직 이해하지 못한 젊은 스님의 넋두리처럼 들리는 이유는 뭘까? 정확히 인용을 표시한 것도 아니고, 다른 사람들의 말을 마치 자신의 말인양 너무 갖다 써서 오는 안타까움일까? 
 
이번에 그의 신간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을 한번 읽어봐야겠다. 부디 조금은 더 성숙한 스님의 모습이었으면 좋겠다. 자기 자신을 중심으로 사고하고, 자시 자신만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발상에서 출발하는 게 아니라, 인권과 인류애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겸해진, 사람을 사랑하고 아낄 줄 아는 깊이 있는 스님의 글이었으면 좋겠다. 그리 큰 기대는 안되지만, 그냥 그런 글을 쓸 수 있는 혜민스님이 되어 있으면 좋겠다..  
 
문득,
법정스님의 <무소유> 책이 떠오르는 이유가 무얼까?
법정스님, 보고싶다~~♡ 
 
 
 
★ 책속에서 만난 내용들
====================
내가 없어도 세상은 잘만 돌아갑니다.
놓으세요.
나 없으면 안 될 거라는 그 마음. p.28 
 
싫어하는 사람을 내 감속에 넣어두고 다닐 만큼
그 사람이 가치가 있습니까? p.54 
 
사람들은,
아주 사소한 일로 삐친 후
아주 그럴 듯한 논리적 이유를 가져와
그 사람을 칩니다. p.57 
 
몇 백, 몇 천만 원짜리 명품 가방을 가지고 다니면 뭐하나요.
사람이 명품이 아니라면. p.59 
 
사람들을 쉽게 쉽게 무시하는 사람은
사실
본인 자신이 사람들로부터 무시당할까봐
두려워서 그런 언행을 하는 것입니다. p.62 
 
똑같은 이야기도 이렇게 하십시오.
“너 어떻게 그렇게 서운한 소리를 하니?”
이것이 아닌,
“네 말을 듣고 나니 내가 좀 서운한 마음이 든다.”
즉, 말할 때 상대를 향해 비난하는 투로 하지 말고,
나의 상태만 묘사하십시오.
이것이 좋은 대화법입니다. p.78 
 
무릇 재물을 비밀스레 간직하는 것은 베풂만 한 것이 없다.
내 재물로 어려운 사람을 도우면,
흔적 없이 사라질 재물이
받은 사람의 마음과 내 마음에 깊이 새겨져
변치 않는 보석이 된다.
- 다산 정약용 p.84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간에
우리는 서로서로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나 혼자만 따로 행복해지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다.
- 달라이 라마 p.85 
 
무슨 대학을 나왔는가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대학 졸업 후에 어떤 삶을 살고 있는가가 중요합니다. p.112 
 
성공하는 사람은
이미 성공한 사람에 대해 칭찬의 말을 하고,
실패하는 사람은
성공한 사라에 대해 비난의 말만 한다.
- 나폴레온 힐 p.119 
 
진정한 고수는 상대가 나를 이겼다고 생각하게 만들면서
실제로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다 얻습니다.
상대방 기분이 좋아져 내가 원하는 것을 다 들어주면
실제로는 내가 다 이긴 것입니다. p.139 
 
우리는 보통 오천 원짜리 커피를 사서 마시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하지만 커피 두세 잔 값인
책 한 권 사는 것은 주저한다.
왜 그럴까? p.150 
 
무언가를 배우는 데 가장 큰 장애는
모르는데 아는 체하는 것입니다. p.153 
 
사람의 삶을 변화시키는 것은
옳은 말보다는
그 사람을 향한 사랑과 관심입니다. p.157 
 
사랑을 하면, 배려를 합니다.
배려는 남을 위해 무언가를 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하지 않아야 할 것을 하지 않고 참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p.167 
 
사랑이 그대에게 말하거든 그를 믿으십시오.
비록 사랑의 목소리가 그대의 꿈을
모조리 깨뜨려놓을지라도.
사랑은 그대의 성숙을 위해 존재하지만
그대를 아프게 하기 위해서도 존재합니다.
- 칼릴 지브란 p.176 
 
사랑을 할 때
조건을 보고 사랑을 하게 되면
그 조건 때문에 나중에 헤어지게 됩니다.
사랑은 ‘무조건’으로 하는 겁니다. p.178 
 
완벽한 사람은 없습니다.
오직 자신의 부족함을 잘 아는 사람과
잘 모르는 사람만이 있을 뿐입니다. p.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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