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냄새>
언제부터인가
심장에서
마르지 않은 빨래 냄새가 난다
맑은 물에 헹구어
푸른 손으로 꼭 짜서 다시 널어보지만
흐린 하늘 아래 벌써 푹 젖었다.
누군가의 삶은 나비가 되고
누군가의 삶은 낙엽이 된다
누군가의 기억은 산 벚꽃이 되고
누군가의 기억은 선운사 동백꽃이 된다
붉은 마당,
가닥가닥 투명한 빨랫줄마다
눈물냄새 비릿한 옷들 바람에 비틀거리면
하늘 날던 고추잠자리
가만히 내려와 집게 물려준다
어미 품을 파고드는 아이처럼
세상 눈물 무거워지면
마당 한 가운데 줄긋고 서 있는 장대,
손수건 들고 세상 눈물 닦는다
5월 어느 날쯤이던가... 심장에 고여있는 눈물 퍼내다가 썼던 기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