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 부러워하는 직장, 신이 감춰 놓은 직장, 신도 다니고 싶어하는 직장이 있다고 합니다. 바로 금융공기업이라고 하지요.
어제 뉴스는 정말 볼만했습니다. 한쪽에서는 고압선으로 인한 화재로 온 동네가 불바다가 될 뻔 한 뉴스에서부터 감사원의 감사를 받은 금융 공기업의 돈잔치까지...
재판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이 구금되어 있는 구치소에도 고압선으로 인한 불이나 60여대의 소방차가 출동하고 300명이나 되는 소방관들이 총동원되어 불을 껐다고 하는데 한 쪽에서는 국민이 낸 세금으로 "잔치"를 벌인 사람들이 있다니 세상은 참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산업은행 전산 용역직원 연봉이 일억원이나 되고, 다른 기관에서는 폐지된 월차휴가 보상비를 기본급화해 연간 433억원을 지급하고, 한국은행 등 4대 기관의 청원경찰, 운전기사는 최고 9100만원, 평균 6300만~6700만원을 지급했다고 합니다. 게다가 자기네 직원들에게 전세자금을 무이자로 빌려주어서 감사원이 지적을 했더니 아예 자기네 기관 명의로 집을 전세계약해서 직원들을 공짜로 살게 해주었다고 하네요. 정말 신도 다니고 싶어서 살짝 감춰놓은 직장이라는 말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이들 은행들은 자기네들이 전년도 대비 136%의 영업성과를 올렸기에 당연한 일이라고 했다지만 감사원 당국자의 말을 들어보면,

장사를 잘했거나 경영혁신으로 비용을 절감해서 만든 흑자가 아니라 대부분 정부 지원 또는 경제 상황이 호전되면서 장부상 평가이익이 올라간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미 벌어진 일, 국민들이 알았는데 앞으로의 처리는 어떻게 할지 그 문제에 대해서는 뉴스에서도 신문에서도 말을 하고 있지 않더군요. 2004년, 2005년, 2006년까지는 많이 받은 것 그대로 제 주머니에 챙기고 앞으로만이라도 제대로 해보겠다는 것인지 알 도리가 없네요.

어제 뉴스를 보는데 황희 정승의 鷄卵有骨(계란유골)이라는 말이 생각나서 입이 소태같이 쓰더군요.
계란유골이라는 말은 "늘 일이 잘 안 되는 사람이 모처럼 좋은 기회를 얻었으나 역시잘 안 됨을 비유하는 말"입니다. 그런데 왜 이런 말에 유명하신 황희 정승이 등장할까요?
이 말은 사실 황희 정승의 청렴함이 그토록 완고하고 강직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말입니다.



황희 정승은 청렴하기가 이를데 없어 늙도록 가난했다고 합니다. 세종대왕이 항상 이를 안타깝게 여기다가 하루는 결단을 내렸다지요. 어느 날 하룻동안 서울에서 가장 물건이 많이 들어오는 남대문을 통과하는 모든 물건을 국비(國費)로 사서 황희 정승에게 주기로 말입니다.그런데 그날따라 새벽부터 비가 심하게 내려 모든 장사들이 전혀 움직일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저녁이 되어 성문을 닫을 무렵 어떤 사람이 계란을 한 꾸러미 가지고 들어왔답니다. 관리가 그 계란을 산 후 황희 정승에게 주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계란들은 오래된 것이어서 곪아서 먹을 수가 없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그 사실을 안 세종대왕께서는 탄식을 하셨다고 하지요. 황희 정승님도 어쩜 그리 복이 없으신지...^^

황희 정승이 돌아가셨을 때, 딸들이 상복을 입어야 하는데 상복을 만들 천도 돈도 없어서 찢어 나눠 입었다고 합니다. 공무원들도 한 집안의 가장이고, 한 집안의 아들이고 딸이니 욕심이 없을 수 없구요, 개인적인 야망이 없을 수도 없겠지요, 그러나 적어도 국민들이 낸 세금으로 자신들의 부귀영화를 누려서는 안되는 것이 공직자들의 양심 아닐까요?

가끔 개인적인 친목 모임이나 단체 모임의 총무나 회장을 맡고 있는 분들이 입출금 내역을 발표하며 떳떳하게 점심값, 활동비 명목으로 금액을 제하는 경우를 본 적이 있는데요, 그냥 좀 봉사하는 마음으로 일을 하면 안되는 건가요? 남의 돈을 내 돈같이 생각하고, 여러 사람의 돈을 모아서 회비를 만들었으면 내 돈 같이 아끼고, 꼼꼼하게 집행을 하는 봉사 정신이 가끔은 그리워지는 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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