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성서 밖으로 나오다
김호경 지음 / 대한기독교서회 / 2006년 3월
품절


이성의 시기라고 하는 18세기에 이르러서야 마녀사냥이 수그러들었고, 1920년에는 잔다르크가 성녀로 추대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후 여자들의 역사 속에서 마녀사냥은 다양하게 변모되었을 뿐, 그 흔적이 사라지지는 않았다. 수많은 여자들이 남자들이 쳐놓은 금기의 줄에 걸려 넘어졌고, 그들의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것을 넘보는 여자들은 '나쁘거나' 혹은 '불온한' 자들로 매도되었고 번번이 요주의 인물로 분리되었다. 역사는 금기를 넘어서려는 여자들의 지속적인 열정이 어떻게 남자들의 철옹성같은 수비벽에 갇히기를 반복했는지를 보여준다.-131쪽

창세기 1장의 이야기가 남자와 여자의 동등성을 엄연히 드러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창세기 2장의 이야기가 일반적으로 남자와 여자의 종속적 관계를 드러내는 진리로 받아들여져 온 것은 확실히 아이러니이다.

창세기 1:26-28
하나님께서 자기 형상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남자와 여자를 만드셨다. 그리고 그들에게 복을 주셨고 그들에게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고 땅을 정복하며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고 명령하셨다.

(피조물로서 그들의 위치에 차별이 있는 것은 아니다.)


창세기 2장 7-25
하느님께서는 흙으로 아담을 지으시고 그 코에 생기를 불어넣음으로써 생령을 만드셨다. 그리고 아담에게 돕는 배필이 없으므로 그의 갈비뼈를 취하여 여자를 만드셨다.
(창세기 2장의 창조 내용도 실제로 남자와 여자의 차별이 목적은 아니었지만, 유구
한 역사를 통해서 이 본문은 여자를 남자에게 종속시키는 기능을 해왔다고 한다.)


-103쪽

전설에 따르면, 하나님은 아담과 같은 방식으로 릴리스라는 여자를 만들었다. 그런데 릴리스는 동등한 권리를 내세우며 아담에게 복종하기를 거부하다 에덴 동산에서 도망치고 말았다. 하나님은 다시 아담의 갈비뼈로 이브를 창조했다. 창세기 1장과 2장을 교묘하게 결합시킨 이 전설은 물론 릴리스보다 이브를 선호한다. 릴리스가 남녀평등을 주장하고 모성애를 거부하는 방자한 스타일이라면, 이브는 희생과 복종을 숙명으로 여기는 현모양처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이 불평등한 선호는 역사가 전설을 현실화하는 것에 기여했다. 역사는, 턱도 없는 주장을 하며 에덴 동산을 뛰쳐나간 릴리스를 정죄하고, 매우 오랜 기간 동안 갈비뼈에서 탄생한 이브를 우리의 여자로 만들었다. -10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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