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이는 큰일났다 느림보 동화 3
오지언 지음, 이형진 그림 / 느림보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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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결혼한 해, 아버님이 뇌일혈로 쓰러지셨다. 남편과 난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었는데 외아들이라는 명분에 밀려 둘 다 직장을 그만 두고,  시골에 가서 10개월을 살았던 적이 있었다. 그 때 아버님이 대전 병원에 입원을 해 계시는 바람에 나와 어머니, 남편은 병원에서 24시간을 지내야 했는데 하루는 어머님이 집에 다녀오시더니 속상해 하셨다. 무슨 일인가 했더니,  아버님이 소를 좋아하셔서 소 두 마리를 키우고 있었는데, 그 중 한마리가 몇 달 전에 송아지를 낳았서 키우고 있었으나, 아버님이 쓰러지시자 소 밥 줄 사람도 없고 해서 소와 송아지를 옆 마을에 팔았는데 그 송아지가 새로 간 집에서 탈출해서 나와 없어졌다는 것이다. 어머님이야 이미 돈 받고 팔았으니 서로 문제될 것이 없지만 어린 송아지가 없어졌다고 하니 신경이 쓰이신 모양이다.  그 후 며칠이 지나 다시 집에 다녀 오신 어머님께서 들은 바로는 그 송아지가 차도 옆 하천에 빠져 죽어서 떠올랐다고 한다. 아마 물가에 서 있다가 차가 경적을 울리자 물로 뛰어든 모양이라고... 

각설하고, ^^ 좌우당간 송아지를 키워본 사람은 확실하게 안다. 어린 송아지가 얼마나 개구지고 호기심이 많고 말썽을 많이 부리는지... 개 묶어 놓는 것은 저리 가라 할 정도로 말질을 많이 하는 것이 송아지이다. 마루 문 열어 놓으면 집 안까지 들어와서 들쑤시고 다니는 것이 송아지이다.  아이들은 귀여운 송아지가 말썽을 부리는 것이 재미있게 느껴질는지 모르지만 어릴 적에 송아지를 키워본 사람은 알 것이다. 얼마나 심란한지... 예쁘면서도 때려주고 싶은 그 심정... 그나저나 이 책은 아이들보다 어른들에게 더 공감을 얻을 만한 책 같은데... 송아지를 보고 송아지의 습성을 알아야 이 책이 더 재미있을텐데...송아지가 장애물 넘기를 얼마나 잘하는지... 간만에 옛날에 송아지 키우던 시절이 생각난다. 나, 서울 며느리여도 소똥 엄청 치웠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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