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우리 누나 시집 가던 날 - 혼례 유물 ㅣ 우리 유물 나들이 6
김해원 지음, 박지훈 그림, 남상민 감수 / 중앙출판사(중앙미디어) / 2006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어릴 적에, 우리 할머니는 남편 사랑 받고 잘 사는 할머니로 대접받으셔서 남의 집 혼사 이불에 첫 바늘을 꽂는 영광스러운 일을 자주 맡으셨다. 지금이야 만들고 꾸미는 이불보다 그냥 사는 이불을 더 선호하지만 나 어릴 적만 해도 시집갈 때는 이불을 해 가는 것이 큰 일 중의 하나였다. 어릴 적에 할머니를 쫓아 혼수 이불 꾸미는 집에 가면 할머니가 올 때까지 아주머니들이 기다리던 모습, 할머니가 첫 바늘을 꽂고 바느질을 시작해야 다른 아주머니들이 바느질을 시작하던 모습이 생각나고 그 때가 그립다. 아버지가 철없이 벌여 놓은 사업때문에 부도가 나고 우리 집이 은행에 넘어가 전셋집으로 이사하던 날, 정든 동네를 떠나면서 내가 속으로 생각한 것 중 하나가, "이제 우리 할머니는 복 많은 할머니 대접은 못 받겠다"는 것이었던 기억이 난다. 이 책을 읽으며 요즘 아이들과는 참 생각하는 것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우리는 이런 결혼식 준비 과정을 다 보고 자라서 이해하고 그리워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결혼식하면, 부페, 드레스, 폭축, 화려하게 장식한 차, 짖은 사회자의 요청같은 기억할테니 말이다. 서울에 있는 한국의 집이나 민속촌에 가면 전통 혼례식 장면을 볼 수도 있지만 시집 갈 딸이 가져갈 물건을 하나하나 싸고 있는 엄마의 손길, 정겨운 잔치 준비, 함을 받는 모습은 보기 어려울 테니 말이다. 우리 혼례 풍습을 잘 보여주고 있는 책이라 고맙게 정겹게 읽었다. 사진 자료도 잘 실어 놓아서 우리 혼례 풍습을 보여주는 책, 하면 이 책이 떠오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