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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벽걸이
패트리샤 폴라코 글 그림, 장미란 옮김 / 행복한아이들 / 2003년 12월
평점 :
품절
나를 언니, 언니하며 잘 따르던 아이의 친구 엄마가 있었다. 서로 사이가 좋았지만 너무 친해지다보면 서로 불편한 것도 있기에 거리를 좀 두다보니 그 쪽에서 내게 서운하게 있었는지 서로 연락을 안 하게 되었다. 나는 겁이 많아서 운전을 안 배웠는데, 그 엄마가 자신감이 없고 자매간에도 알력이 있기에 자매들 운전하는 것 부러워하지 말고 너도 배우라고 권하고 그 엄마가 필기 시험 보는데 쫓아가서 애기 업고 밖에서 기다려주었던 적이 있다. 그 엄마는 필기 시험 때는 내 도움으로 실기 시험에는 친정 엄마의 도움으로 무난히 운전면허를 따더니 바로 중고 마티즈를 구입해서 타고 다닌다. 그런데 사람 마음은 화장실 갈 때랑 올 때랑 다른 것인지 처음 운전 면허를 따려고 할 때 내 도움 받은 것은 없고, 친정 엄마가 애기 봐주고, 신랑이 비싼 학원비 줘서 면허 땄다며 자랑만 실컷 하는 거다. 난 무거운 가방 메고 버스 타고 공부하러 가는데, 그 엄마는 아이 태우고 자가용 타고 내 옆을 지나가는 것을 보면 씁쓸할 때도 많았다. 괜히 용기주고 면허 따라고 했나 싶은 후회도 들고... 그러나 그 마음을 곧 접을 수 있었다. 버스 타고 다니며 영어 단어도 외우고, 어르신들께 자리도 양보하고, 어린 학생들의 짐도 들어주고, 내게 정류장을 묻는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답을 해주다 보니 "하느님께서는 아직 내게 사람들에게 사랑을 더 베풀라고 차를 안 주시는 모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엄마는 내게는 좀 서운하게 했지만 하느님이 보실 때 복 받을 만한 사람이기에 탁월한 운전 능력을 주셨고, 나는 버스 타고 다니며 사람들 더 많이 만나고 좋은 일 하라고 때를 늦추고 계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것처럼 살다보니 모든 일에는 때가 있고,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말이 돈과 연관된 말일 수도 있지만 돈보다는 모든 인간관계, 삼라만상에 다 부합되는 말이 아닐까 싶다. 고생을 해야 낙이 오는 것이고, 웃어야 복이 오는 것이니 말이다.
이 책의 내용, 사실 알고 있었다. 비슷한 이야기로 TV 프로그램 서프라이즈에서 나왔었다. 개척 교회 목사님의 아들이 좋은 교회 놔두고 초라한 개척 교회로 온 아버지를 원망하지만 크리스마스 벽결이에 얽인 사연을 알고는 작은 일 하나 하나가 깊은 뜻에 따라 아름답게 엮여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는 이야기가 참 좋은 책이다. 목사님들이 간증하신 이야기를 책으로 엮었다고 저자 분이 말씀하고 계시는데 하느님을 믿는 사람이건 아니건 "순리를 따른다'는 의미에서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