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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신 바리공주 ㅣ 만화로 보는 우리 신화 3
윤태호 지음 / 한겨레아이들 / 2006년 1월
평점 :
절판
나에게는 시누이가 넷이 있다. 그 중 셋은 손위 시누이이고, 하나는 손 아래는 시누이이다. 그들과 나는 사이가 좋지 않다. 모든 것이 내 부덕의 소치라고 생각하고 살고 있으나 가끔은 억울할 때도 있다. 그 중에서 특히 셋째 시누이와 사이가 좋지 않은데 이런 책을 볼 때마다 나의 셋째 시누이를 이해하고 싶어질 때가 있다. 나의 남편과 3살 차이인 시누이, 위에 언니,오빠는 어려서 죽고, 딸 셋을 낳은 후에 얻은 아들이니 내 남편에 대한 시아버님의 사랑은 불을 보듯 뻔하니 셋째 시누이의 서러움을 이해해주고 싶어진다. 그러다보니 내 남편과 친하기도 하지만 경쟁 의식을 가지고 있을 법도 하다. 이기고 싶겠지...
바리 공주 이야기를 여러 권의 책으로 읽었는데 이 책은 그 중에서도 독특하고 독특하다. 우선 바리의 항변이 마음에 든다. 왜 하필이면 나에게 저승에 갖다 오라고 하느냐는 바리 공주의 항변이 마음에 든다. 자기를 키워준 어부 할아버지에 또박또박 이치를 따지는 모습 또한 고맙다. 왕대는 아버지가 돌아가시면 잘라 내 짚는 것이고 머귀나무는 어머니 돌아가시면 짚으라는 것이라는 바리의 말을 통해 또 한가지 배웠다.
참 질기고 질기게 우리 민족의 사상 속에 뿌리 내리고 있는 아들 선호 사상, 남존 여비 사상이 실감나게 느껴지는 이야기이다. 계집아이는 저승에 갈 수 없다는 말도 마음에 와 닿는다. 부모 복 없는 여자 남편 복 없고 남편 복 없는 여자 자식복도 없다는 말도 생각난다. 또한 이렇게 오래된 고유의 정신을 쉽게 바꾸기도 쉽지 않다는 생각도 든다. "얼른 돈 벌어서 우리 아들 집 사줘야지"하는 시아버님의 말씀에 "왜 아들만 집 사주느냐, 나도 집 사달라'고 말하던 셋째 시누이의 말이 잊혀지지 않는다.
볼거리, 읽을 거리, 배울 거리가 많았던 책이다. 만화이지만 영화처럼 장면 장면이 똑똑 끊어지는 것이 매력 있는 그림이었고, 바리의 말을 통해, 행동을 통해 배울 것이 많았던 책이었고 우리 민족의 고유한 풍습이나 사상을 배울 수 있어서 고맙게 읽은 책이다. 바리가 가지고 있는 꽃가지, 세 갈래 방울... 무녀와 연관이 있는 것이어서 무속에 대한 책을 좀 더 읽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