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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뚱이네 집 똥 황토
오진희 지음, 신영식 그림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2006년 4월
평점 :
품절
이 책을 읽으며 짱뚱이네 황토도 예쁘고 황토를 사랑하는 짱뚱이의 모습도 좋았지만,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릴 적에 자기네 집에서 키웠던 개라든지, 지금 키우고 있는 개의 모습을 생각하며 이 책을 읽지 않았을까? 짱뚱이네 황토처럼 들로 산으로 다니며 키우고 정든 황토는 아니지만 내게도 기억에 남는 개들이 몇 마리 있다. 우리 집에 놀러온 내 친구의 발뒷꿈치를 물어 내가 개털을 잘라다 주어야 했던 개도 기억나고, 모두 다 잠든 사이에 쥐약을 먹고 죽어 내가 잠에서 깨기 전에 집안 어른들이 묻어주었던 개도 생각나고, 새댁 시절 안 집에서 키웠던 개도 생각나고...
개는 정말 사람에게 좋은 친구라는 생각이 든다. 개는 주인의 존귀를 따지지 않고 주인을 섬기기 더 정이 가고 사람보다 낫다는 말씀을 하시는 분들도 있다. 요즘 모 CF에는 시각 장애인의 안내견이 되어 '혼자 서는 외로운 세상이 아닌 둘이 함께 서는 세상'이라는 믿음을 준 개의 이야기도 나온다. 아이들의 교과 과정에도 사람에게 도움을 준 개에 대해 공부하는 과정이 있을 만큼 개는 사람에게 소중한 친구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여러가지 생각을 많이 하게끔 만든다. 아시는 분은 아시다시피 글쓴이 오정희님과 그림을 그리신 신영식님은 부부이신데 신영식님이 올 초에 하늘 나라로 가셨다고 한다. 앞으로 오정희님이 많은 책을 쓰시겠지만 신영식 님만큼 애정어린 그림을 그려 주실 분이 계실까 싶다. 반려이자 작업의 동반자인 신영식 님을 먼저 하늘나라로 보내신 오정희 님께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또한 이 책은 아파트처럼 마당이 없는 좁은 공간에서 개를 키우고 있는 또는 키우려 하는 아이들에게 좋은 느낌을 줄 것 같다. 개에게 있어 진정한 행복은 어떤 것일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 하루를 살더라도 들로 산으로 다니며 자유롭게 사는 개들의 행복을 보장해 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없으면 없는 대로, 이 책을 위해 신영식님이 그려 놓으신 그림만 썼으면 좋았을 뻔 했다는 것이다. 다른 짱둥이 책에서 발췌한 그림을 굳이 넣지 않았어도 황토에 대한 사랑이 다 표현되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