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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에 가면 특별한 식단이 있다
정세채 지음 / 모색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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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천주교 신자가 되기는 했지만 나는 어릴 적에 절에 자주 다녔던 기억을 갖고 있다. 내 머리 속에 떠오르는 절도 여러 군데인데 공통적인 기억 하나, 절 밥이 맛있다는 것이다. 반찬 가짓수가 많은 것도 아니고 내 입맛에 꼭 맞는 것도 아니지만 누구에게나 다 맛있게 느껴지는 것이 절밥 아닐까 싶다. 지금도 가끔은 절밥을 얻어 먹어 보고 싶을 때가 있다. 어릴 적 그 맛일까 싶어서 말이다. 지금은 아무리 맛있는 것을 먹어도 어릴 적에 먹었던 것보다 맛있는 것을 찾을 수가 없다. 절 밥에 대한 추억때문에 이 책을 보게 되었는데 참 잘 골랐다는 생각이 든다. 몸에 좋고, 병을 고치는데 도움을 주는 음식들이 소개된 것도 좋지만 스님들의 일화를 읽는 것도 좋다. 재미있는 옛날 이야기를 듣는 것 같아서 괜히 신났다. 지네를 잡았으나 죽이지 않는 고양이를 보고 살생계를 실천하기 위해 지네를 놓아주도록 고양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는 만암 스님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작은 일을 실천하는데 전심전력을 기울어야 한다는 말씀이 옳다는 생각이 든다. 좀 더 나이를 먹어 시간적인 여유가 생기면 유명 사찰에서 행하는 절음식 강의를 들어보고 싶다는 희망을 가져 본다. 아울러 절밥도 얻어 먹고 오겠다는 욕심도 가져 본다. 사진과 함께 실린 좋은 말씀들도 좋고 큰 스님들의 일화를 읽는 재미도 좋고, 자연을 몸으로 느끼게 해주는 먹거리를 소개해주고 있는 것도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