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울대는 왜 있는 집 자녀만 다닐까
권선무 지음 / 바다출판사 / 2004년 12월
평점 :
품절
몇 년 전 PD수첩에서 잘 사는 집안 아이들과 형편이 어려운 가정의 아이들을 비교해서 보여주며 잘사는 집안 아이들이 공부를 잘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보여준 적이 있었다. 요즘은 집안 형편이 어려운데 공부 잘 하는 아이를 찾을 수 없어 조건에 맞는 장학금을 줄 아이가 없다는 어느 선생님의 말씀을 들은 적도 있다. 몇 년 전 그 프로그램을 볼 때나 지금 이 책을 볼 때나 세상은 달라진 것이 없는 것 같다. 대부분 공부 잘하는 집안 아이들의 부모를 보면 전문직이고 고소득이고 엄마는 전업주부이고 엄마가 차를 운행하며 아이 교육에 전념을 쏟는 집이라는 것... 그러니 엄마 노릇하기가 점점 어렵다. 집에 있으면서 돈을 많이 버는 직업도 있어야 하고, 아이 교육에 대해 빠삭한 정보를 알고 있어야 하고 운전도 잘 해서 아이를 안전하게 모시고 다녀야 하니 엄마 노릇이 더 힘들어 질 수 밖에.... 굳이 이런 책을 보고 비교해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밥을 먹어야 배가 부른 것처럼 머리 속에 들은 게 많아야 입으로든 글로든 뱉어날 것이 많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니까... 저자분이 통계 자료까지 자세하게 제시하며 상류층과 중하류층 아이들 부모의 교육수준 , 생활 수준, 서울대 각 과별 입학생들의 부모님 직업을 비교해 놓으셨는데 굳이 독자님들께 이 책을 권하고 싶지 않다. 내 능력껏, 소신껏 사는게 중요하고 더 중요한 것은 아이의 역량과 자질이라는 생각이 든다. 떡잎이 푸른 아이는 스스로의 운명을 개척해나갈 용기와 추진력도 있는 것이니까... 이 책을 굳이 돈 주고 사서 읽지 않아도 먹고 사는데 지장 없다는 생각이 든다. 나의 사촌 오빠는 서울대 공대를 졸업하고 유학을 갔다 와서 모 연구소에서 잘 나가는 연구원으로 일을 하고 있다. 그 오빠가 서울대학교 학생일 때는 주변에 서울대 다니는 사람들이 많은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대전에 내려와 살아 보니 서울대 졸업생 만나기가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대전 시내에서 개업을 한 서울대 출신 의사들은 자신들이 서울대 출신이라는 것을 어떻게든지 들어내놓고 자랑스러워할 정도이다. 해마다 졸업하는 서울대 학생들의 숫자를 보면 그리 적은 수도 아닌데 그 많은 서울대 출신들은 어디에 다 있는 것일까? 세상은 서울대 출신의 사람들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물론 그 분들이 사회에서 좋은 위치, 중요한 자리에 계시는 확률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세상은 서울대 출신이라고 유리한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공부 잘 하고 똑똑하고 일 잘하는 나의 사촌... 얼마나 꼼꼼하고 외곬수인지 존경스러울 정도다. 남에게 피해 안주고 자기 능력껏 잘 먹고 잘사는 의지가 대단한 사람이다. 그러나 정말 사람답게 사람 노릇하면서 사는게 무엇인지는 모르는 양반인걸 보면 서울대 출신이라고 다 행복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