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와 제목만 보았을 때는 '상당히 재미없는 책을 고른 것이 아닐까' 하는 후회도 했었다. 그러나 불과 서너페이지를 읽지도 않았는데 비호감이 호감으로 부정적인 염려가 긍정적인 호기심으로 바뀌었다. 이 책을 다 읽자마자 진중권님에 대해 정보 수집(?)을 했을 정도이다. 이규태님의 박식함을 존경하고 사랑하는 내게 또 하나의 따라잡고 싶은 대상이 생겼다. 어쩜 이렇게 방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이렇게 쳬계적으로 책을 써내려갔는지 존경스러울 뿐이다. 어린이 책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이름을 익히 들어보았을 앤서니 브라운이나 김재홍님의 그림이 그분들의 대에서 새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인형풍경(anthropomorphic landscape)라는 미술의 한분야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 정말 기뻤다. 이 책에 실려있는 인형풍경들 중 <일곱개의 감추어진 실루엣>이라는 그림에서 마리 앙트와네트와 루이 16세의 모습을 찾느라 좀 애를 먹기는 했지만 진중권님의 설명을 잘 읽고 실루엣을 찾아냈을 때는 정말 기뻤다. 이 책을 다 읽고 참 기분이 좋았다. 내가 몰랐던 영역들 속으로 한 발 들여놓았다는 생각에 정말 기뻤고 이 책에 소개된 다양한 것들을 찾아보고 싶고 그것들에 대한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에 너무 기분이 좋았다. 우리가 쉽게 주변에서 흔히 만나볼 수 있는 놀이들 십자말 풀이, 미로 찾기, 종이접기같은 것들이 굉장히 멋지게 느껴진다. 이 책을 계기로 서양 문화에 대한 전문 서적이나 진중권님의 책을 집중적으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읽을 거리도 많고 볼거리도 많은 책이라 읽는데 꽤 긴 시간이 필요하기는 했지만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