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좋고 예쁜 책이다. 원유순님이 아이들 마음, 아이들의 행동을 잘 캡춰하셨다는 생각이 든다. 오랫만에 마음에 드는 동화책을 찾았다. 맛있는 음식을 먹은 것보다 더 기쁘고 좋다. 북한에서 온 명옥이와 아토피로 고생하는 힘찬이의 이야기가 참 좋다. 남한 사회에 적응하기 힘들어 하는 명옥이의 모습도 애틋하게 느껴져서 좋다. 책을 읽는 동안 명옥이가 딱하다는 생각, 안쓰럽다는 생각이 드니 기쁘지 않을 수가 있을까? 힘찬이네 가족이 명옥이네 냉면집에 갔을 때 힘찬이와 마주친 명옥이가 방으로 쏙 들어가는 모습도 좋고, 명옥이의 언니가 힘찬이네 가족에게 부침개를 서비스하는 모습도 우리 생활 속에서 늘 있는, 있을 수 있는 일이기에 참 좋다. 요즘 아이들은 같은 학교, 같은 반에 다녀도 친구집에 갈 기회가 별로 없고 친구네 가족을 만날 일이 없어서 가족과 함께 다닐 때 마주치면 엄청 쑥쓰러워하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명옥이를 챙겨주는 힘찬이의 모습, 힘찬이를 위해 영양사 선생님께 편지를 쓴 명옥이의 마음이 예쁘게 고맙게 따뜻하게 느껴지는 책이다. 이왕이면 아이들이 마음의 상처를 입지 않으면 좋겠지만 마음의 상처를 입은 아이들이 그 상처를 이겨냈을 때 훨씬 더 의젓하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세상살이의 하나인가 보다. 다만 책을 읽으며 쬐곰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힘찬이의 엄마가 탁북자 가족이라는 말 대신 새터민이라는 말을 쓴 것, 공책에 동생 명수의 그림을 그린 것을 힘찬이가 보게 되자 그림을 가리며 힘찬이에게 속으로 '미사리처럼'이라는 말을 쓴 것이 좀 마음에 걸린다. 나는 어른이니까 글을 읽으며 문맥으로 파악해 새터민이 탈북자를 좋게 말하는 것이라는 알았지만 미사리라는 말은 뜻을 알수가 없었다. 결국 책을 읽는 내내 미사리가 무엇을 뜻하는 말인지 궁금해하다가 뒷부분에 가서야 명옥이의 입을 통해 바보 얼간이라는 것을 알았다. 이 책을 읽는 모든 아이들이 새터민이라는 말과 미사리라는 말의 뜻을 알고 있는 것은 아닐텐데 아무 보충설명이 없어서 좀 서운했다. 물론 책의 앞부분에 원유순님의 머리말에 새터민이라는 말이 나온다. 하지만 아이들이 작가의 머리말을 다 읽어볼까? 내 생각에는 담임 선생님이 전학 온 명옥이를 소개하는 날, 명옥이네가 탈북자 가족이라는 것을 설명하면서 요즘은 새터민이라는 말을 쓴다는 것을 덧붙여 설명해 주었더라면 좋았을 뻔 했다. 아이들이 미리 알고 있다가 새로운 단어를 만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기에 하는 말이다. 사소한 일에 미련을 남겨서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