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유사 - 역사만화 26
이강숙 지음 / 효리원 / 2001년 7월
평점 :
절판


삼국유사 이야기를 읽으면 어릴 적에는 그 맛이나 깊은 뜻을 이해할 수 없지만 나이가 들고 다시 되새김질 해보면 오묘한 진리가 들어있다는 생각이 든다.  용도 나오고 신선도 나오고 재미있을 것 같지만 아이들에게는 좀 지루할 수도 있는 삼국유사를 만화로 읽는 것은 괜찮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학교에서 국사시간이나 국어시간에 시험용으로 배우는 삼국유사보다는 삼국유사를 읽고 옛날이나 지금이나 사람 사는 세상에는 오묘한 진리가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 책은 농담식의 대화도 섞여 있어서 아이들의 지루함을 덜어주려고 해서 고맙게 생각한다. 다만 내 눈에 좀 거슬리는 것이 있다면 신라 22대왕 지철로왕의 이야기에서 왕의 생식기가 커서 왕후를 구할 수가 없다는 대사가 나오는데 "왕의 체격이 너무 크다'는 식으로 표현했어도 별 무리는 없었을텐데 싶다. (지철로왕의 우람한 체격에 얽힌 자세한 이야기는 좀 커서 읽어도 괜찮지 않을까?) 지철로왕의 왕후의 키는 7자 5치, 277cm라고 책에서 말해주고 있으니 지철로왕의 이야기도 약간 둥글려서 표현했으면 좋을 것을... 또 한가지 김춘추와 문명 왕후의 아들이 왕으로 등극한 해를 설명하는 만화의 시작부분에서 물에 빠져 죽은 둥둥 떠 있는 시체를 그려 놓았는데 그런 그림이 말고도 민심이 흉흉하고 불안한 시기였다는 것을 나타낼 수도 있는 방법이 없었을까? 그 시체가 이어지는 이야기와 별반 상관이 없기에 하는 소리이다. 난 그 시체가 이야기속의 주인공과 상관이 있는 줄 알았다. 작은 말 한 마디, 작은 그림 하나이지만 읽는 아이들의 정서를 배려해주면 좋겠다. 왕의 생식기가 너무 커서 왕비를 구할 수 없다는 말을 읽은 아이들이 그 말을 가지고 얼마나 많은 상상과 말장난을 할지는 불을 보듯 뻔 한 것이다. 어쩌면 이 책을 읽고 기억하는 것은  그 말 뿐일 수도 있다.  머리에 피를 말려가며 알아도 늦지 않은 것을 머리에 피도 마르기 전에 보여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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