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시와 시와 수필의 중간 정도 되는 긴 시들이 어울어져 있는 책이다. 나는 시를 맛깔스럽게 읽을 줄도 모르고 받아들이지도 못해 시집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이 시집에서 느껴지는 시인의 어머님은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독특한 전라도 사투리를 사용하시는 시인의 어머님은 어떤 어머님이실까? 이 시집에서 볼 때는 평범한 시골 할머니들의 모습이신데... 젊은 시절 뼈가 녹아나도록 열심히 일하신 어머님, 아버님들이 은퇴(?) 하시고 마을 회관에서 모여 노시는 모습은 요즘 대부분의 시골 동네 분위기와 비슷하기는 한데... 고향집으로 돌아와 한가한 시간을 보내고 계시는 시인의 모습과 시인의 어머님의 모습이 무척이나 정겹게 느껴지는 시를 읽었다. 우리 시어머님 생각을 하며 읽었다. "어머니 혼자 사시는 우리집 마당에 발길 닿지 않은 땅이 이렇게나 많이 있다니?"라느 구절을 읽으며 어머님 혼자 계시는 시골집 넓은 마당도 떠 올리고 가끔은 적절해하실 어머님의 모습도 떠올랐다. 뚝배기같은 시인의 글을 읽으며 뚝배기속의 장맛같은 시인의 어머님을 느낀 시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