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빠요 바빠 - 가을 도토리 계절 그림책
윤구병 글, 이태수 그림 / 보리 / 200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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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시작되고 늦가을이 깊어갈 즈음이면 시골은 엄청 바쁘다. 똥 싸고 ** 닦을 시간도  없다는 말씀을 하시는 걸로 봐서는 진짜 바쁜 모양이다. 가끔 가서 한두가지 도와 드리는 사람이야 시키는 대로 일을 하면 그만이지만 가을걷이를 하는 농부들의 마음은 바쁘기만 한 모양이었다. 이 책을 보며 시집오던 해  처음 보았던 시골의 가을걷이가 생각났다. 낮에는 고추, 깨, 콩, 쌀 말리기로 바쁘고 밤이면 콤바인으로 나락을 베는 논에 나가서 지키고 서 있다가 창고 안에 쌓아 놓을 자리를 일러주어야 하는 바쁜 가을 걷이가 생각났다. 가을걷이로 바쁜 시골에 가 본 아이들이라면 이 책을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요즘은 콤바인으로 벼를 베고 짚도 기계로 묶어 버리기에 낫으로 벼를 베는 일을 보기 어렵지만 콤바인이 들어갈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논의 앞 부분은 낫으로 베기도 하고,  경지정리가 되어 있지 않은 논에는 기계로 모를 베는 것이 어려워 낫으로 모를 베기 때문이다. 콤바인으로 벼를 베는 논구경도 재미있고 낫으로 벼를 베는 논구경도 재미있으니 올 가을에는 인근 농촌을 찾아서 벼를 베는 모습을 보는 것도 좋은 현장 체험 학습이 될 듯 하다. ( 태풍으로 벼가 쓰러진 논도 낫으로 벼를 벤다)  또한 이 책에는 감을 말릴 때 꼬치에 10개씩 꿰어서 곶감꼬치를 만들어 놓았는데 우리 시댁 동네는 실에다 꿴다. 예쁜 비즈 발처럼 만들어서 말린다. 차분하고 정감있는 그림이기는 하지만 약간 지저분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잔선이 들어 있는 그림이라 그리 정이 가는 그림은 아니다. 이 책만으로 바쁜 가을 걷이 풍경을 보고 알았다고 생각하지 않도록 꼭 실제 모습으로 보았으면 하는 정겨운 장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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