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두콩
정헌재 지음 / 바다출판사 / 2003년 7월
평점 :
품절


작은 완두콩이 어찌나 알찬 소리만 하는지 고맙게 읽은 책이다. 이 책에서는 연인과의 이별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지만 내가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이야기는 아버지와의 이별 이야기이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며칠 전, 싸우고 말도 하지 않던 저자에게 "뭐 필요한 거 없냐 음식이라도 사다 줄까?'라고 말씀하셨다는 것을 보고 마음이 짜-안 했다. 아들과 화해를 하고 싶으셨던 것일까?  나의 할아버지도 돌아가시던 날, 사랑했지만 당신을 너무 실망시키고 노년을 불행하게 만든 아들과 오랫만에 점심 겸상을 하고 그날 저녁 때 뇌일혈로 돌아가셨기에 이 이야기가 더 마음에 와 닿는 모양이다.  이승에서의 마지막 식사를 아들과 함께...  상자 속에 자기를 가두었다가 상자를 걷어차버리기는 했지만 상자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며 내 마음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은 누구나 상처 받기를 두려워 하는 법이거든... 일상에서 직접 겪은 가슴앓이, 실수담, 경험담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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