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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고랑 기어가기 - 잃어버린 자투리 문화를 찾아서 ㅣ 국시꼬랭이 동네 8
이춘희 글, 박철민 그림, 임재해 감수 / 사파리 / 2005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어릴 적에 내 얼굴에 허옇게 버짐이 피면 껌을 씹다가 그 껌을 붙여보라고 하시던 말씀이 생각이 난다. 수분이 부족하니 침을 묻히라고 그려셨는지 마른 버짐 가루를 붙여내 떼어버리라고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껌의 찐뜩찐뜩한 성질을 이용하려고 했던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며 논흙을 몸에 바르면 부스럼을 낫게 한다는 민간 처방을 보며 조상들의 생활의 지혜가 느껴진다. 물이 많아서 부드럽고 끈적거리는 논흙을 이용해 팩을 할 생각을 하다니... 참 현명한 조상들이다. 어릴 적 집 근처에 있는 미나리꽝에서 거머리를 두려워하지 않고 첨벙첨벙 놀던 생각이 나서 우리 아이들에게 좀 미안하다. 요즘 아이들은 미나리가 물 논에서 자라는 것도 모를텐데 싶어서 말이다. 진도의 좋은 풍습을 볼 수 있는 고마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