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가을 음식 빛깔있는책들 - 음식일반 64
뿌리깊은나무 지음 / 대원사 / 198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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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는 미나리의 향기가 싫어서 매운탕도 먹질 않았는데 지금은 일부러 돌미나리를 사서 야쿠르트와 함께 갈아 마시는 나... 크면서 입맛이 변한다는 것은 죽을 날도 멀지 않았다고 알려주는 것 같아서 서글플 때가 있다. 죽는 것은 두렵지 않으나 이루어 놓은 것이 너무 없어서 두렵다. 내 개인의 일생을 기념할 만한 비석을 세울 일은 없기에 다행이다. 이 책은 봄 가을이 제철인 음식 재료를 가지고 만들 수 있는 다양한 요리를 보여 주고 있다. 도미, 송이, 게, 박, 굴 등을 이용한 다채로운 요리들이 깔끔한 사진으로 소개되어 있다. 나는 나이를 먹을수록 절음식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데 이 책에 소개된 장떡에도 눈길이 간다. 천주교 신자라 성당에 열심히 나가고 있지만 절음식을 연구하러 절에 다녀보고 싶다는 희망도 가져본다. 오신채, 파,마늘,달래,부추,무릇이런 채소를 먹으면 화를 돋우고 음란한 마음을 키운다고 해서 절음식에서는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나도 파,마늘을 적게 먹으면 다혈질인 성격이 좀 사그러들까? 나이를 먹으니 화를 돋구면 혈압이 올라서 힘들다.... TV 개그 프로그램의 어린 여자 연기자가 "고혈압..."하며 뒷목을 잡는 것을 보면 절절히 와 닿는다. 다양한 봄,가을의 음식 재료들, 그 재료들로 만들 수 있는 음식, 음식 이야기가 뻥튀기같은 맛을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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