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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속으로 ㅣ 베틀북 그림책 62
앤서니 브라운 글 그림, 허은미 옮김 / 베틀북 / 2004년 6월
평점 :
어릴 적 잠자리에 누워서 천장을 쳐다보면 무서울 때가 있었다. 벽지의 무늬나 창으로 흘러 들어오는 불빛에 의한 그림자가 괴물, 도깨비, 무서운 여자의 얼굴처럼 보일 때가 있었기 때문이다. 말도 안되는 생각이라는 것을 알기에 옆에서 자는 가족들에게는 말도 못하고 혼자서 무서운 생각을 하다가 잠이 든 기억이 난다. 이 책도 그렇다. 처음에 이 책을 읽을 때는 머리가 아팠다. 숨은 그림은 무엇이 있을까 찾느라 이야기의 전개를 가늠하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그리 특별하게 찾을 만한 것은 없다. 나무에 어려 있는 동물의 모습도 보는 사람에 따라서 달라 보일 수 있기에 그런 사소한 것에 의미를 두지 말고 전체적인 것을 보았으면 좋겠다. 물론 숨은 그림도 찾을 수 있다. 숲 속 그림에서 열쇠나 하이힐도 찾을 수 있다. 앤서니 브라운이 이 책에서 말하고 싶은 것은 '부모가 싸움을 했을 때 불안해 하는 아이의 심리 상태'라고 한다. 그러나 꼭 그런 면에 의미를 두지 말고 읽으면 좋겠다. 이야기의 전개를 보면 빨간 모자 이야기, 제크와 콩나무, 헨젤과 그레텔이 연상된다. 현실에서 환상으로 넘어가는 이야기라 큰 의미를 두지 말고 재미있게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며 읽어야 할 것 같다. 왜 인적이 드문 숲 속 길에서 여러 명의 아이를 만났는지, 그 아이들은 어디서 왔는지, 왜 빨간 외투가 걸려 있었는지, 그 외투를 왜 입었는지 따지기 시작하면 이 책 못 읽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