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리카 이야기 0100 갤러리 7
로베르토 인노센티 그림, 루스 반더 제 글, 차미례 옮김 / 마루벌 / 200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나라의 경우 유난히 부모가 자식을 데리고 동반자살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나 죽으면 내 새끼가 천대받을까 싶어서 내가 세상에 내놓은 자식, 내가 거둔다는 생각을 한다고 한다. 아이들이 어릴 적에는 나도 그런 생각을 가끔 해보곤 했다. 다같이 죽자는 마음을 먹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나는 점점 나이를 먹고 아이들은 커감에 따라 생각이 바뀌었다. 나없이도 살 수 있도록 강하게 키워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가끔은 의식적으로 아이들에게 여러가지 세상살이 방법을 일러주기도 한다. 에리카 이야기를 읽으며 에리카의 인생이나 에리카의 이야기보다는 에리카 어머니의 행동에 관심이 가고  에리카 어머니의 마음이 이해되었다.  내가 에리카의 어머니였어도 이런 행동을 했을 것이다. 기차의 윗 부분에 좁은 구멍을 통해 아이를 던졌는데 아이가 다치지 않고 무사한 것은 어머니의 마음이 아이가 떨어질 곳까지 미쳐 사랑의 손으로 받아낸 모양이다.  유태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어려웠던 시절, 불행했던 시절의 이야기가 마음에 와 닿는 책이다. 글의 분량이 많은 책도 아니고, 그림이 많은 것을 말하고 있는 책은 아니지만 어찌 보면 안네의 일기보다 더 마음에 와 닿는 이야기라고 생각된다. 죽음의 사자가 팔을 벌리고 있는 사지로 가면서 아이만은 살리고 싶은 어머니의 마음, 사랑하는 아이를 내 손으로 던져버릴 때 어머니의 마음은 어땠을까 싶어서 눈물이 마음 속으로 스며든다. 그리스 로마 신화나 아라비안 나이트를 보면 아이를 살리기 위해서 냇물에 띄워 보내기보다는 자기들이 살기 위해서 어린 아기를 버리는 이야기가 있는데, 자식을 살리고자 했던 아름답고 강한 어머니의 마음이 새록새록 기억에 남는 책이다. 마루벌 출판사 홈페이지에서 이 책이 출간예정이라는 것을 보고, 표지만 보고도 두근두근 기대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기다렸는데 정말 잘 기다렸고 잘 읽어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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