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 때문에, 풀벌레 소리 때문에, 모기 때문에, 잠깐씩 스치는 한줄기 바람때문에 잠들기 힘든 한여름밤, 잠들기 전까지는 길고 길지만 잠들고 나면 금방 아침이다. 한 여름밤의 이야기라는 말에 걸맞게 아이의 꿈이라고 생각했는데 할머니가 오래 전에 잃어버린 인형을 찾아 온 것을 보면 꿈은 아닌 환상적인 이야기가 펼쳐진다. 솔직히 이런 그림은 내가 좋아하는 그림은 아니다. 나는 깔끔한 그림과 색채를 좋아하는 편이라 이렇게 복잡한 그림은 별로인데 나름대로 하나하나 찾아가며 읽는 재미도 있었다. 모자가 어디 있는지, 차를 모는 아기새는 어디 있는지 순간순간 찾아가며 읽었다. 내 눈이 이상한 것인가? 잡아먹으면 맛있겠다고 생각한 쬐고마한 것들이 결국 자기의 생일을 축하해줘 온 고마운 친구들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 올빼미가 좀 밉다. 일본 인형이 등장하는 것이 좀 뜻밖이기는 하지만 서양 사람들이 일본풍이나 일본 음식을 좋아하는 것을 감안하면 그리 불만스럽지는 않다. 엄지 공주가 되어 스펙터클하고 환타지하고 버라이어티한 여행을 하고 온 아이의 이야기가 독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