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글을 읽지 않고 사진만 죽 읽어 보았다. 별다른 느낌없이 사진을 보고 있는데 낯선 도시의 모습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앞쪽에 있는 집들은 우리나라에서도 볼 수 있는 슬라브 이층집인데 왠지 저 끝까지 늘어서 있는 집들을 보니 좀 서글픈 생각이 들었다. 그리 넉넉해 보이지 않는 집들도 그렇고, 뒷부분에 뿌옇 하늘 밑에 늘어서 있는 집들도 그렇고... 왠지 궁색하고 슬픈 사연들이 많이 있을 것 같은 분위기이다. 이 사진에 탄력받아서 글도 함께 읽었다. 한 편 한 편 이어지지 않는 짧은 글들인데 어느 노파에게 세파 프랑으로 1천 프랑을 적선한 직 후 일어난 차사고에서 한군데도 다치지 않은 이야기, 아무 생각없이 별 뜻없이 한 선행인데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보았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하는 이야기는 제법 길다. 아름다운 벽들이 죽 늘어서 있는 사진이 있어서 이 나라 사람들은 바깥 벽에도 벽지를 바른 것처럼 예쁘게 꾸몄구나 생각했는데 그게 묘지였다.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의 묘를 그렇게 예쁘게 장식했는가 보다. 전체적인 느낌은 이국적이고 쓸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