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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사랑한 늑대 ㅣ 0100 갤러리 11
마샬 아리스만 그림, 크리스토프 갈라즈 글, 차미례 옮김 / 마루벌 / 2004년 12월
평점 :
절판
늑대의 입장에서 보면 "내가 뭘 어쨌다고 그래?" 라는 말이 나오게 생겼다. 숲 속에서는 낯선 바이올린 소리를 듣고 소녀 곁에 갔던 것 뿐인데 잡아 먹은 것도 아니고 해를 끼친 것도 아닌데 왜 마녀사냥처럼 늑대 사냥에 나선 것인지... 그 동네에 늑대가 한마리만 있는 것도 아닐텐데... 늑대보다 늑대를 잡으려고 다니는 사람들, 늑대를 잡은 후 급박하게 차를 몰고 들이닥치는 사람들이 더 두렵게 느껴질만하다. 게다가 총까지 들고 있으니... 늑대보다 강자일텐데... 모든 것을 숫자로 판단하기를 좋아하고, 어린왕자의 코끼리를 삼킨 보아 구렁이를 알지 못하는 어른들이 이 책에도 등장한다. 나이를 먹은 후에도 그 날의 두려움, 늑대의 눈물을 잊지 못하는 애니... 요즘 그림책답게 어린아이들보다 어른들에게 공감을 얻어낼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