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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는 왜 얼굴 가운데 있을까 ㅣ 우리나라 그림동화 3
정채봉 글, 김병종 그림 / 대교출판 / 199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좋은 글을 좋은 그림과 함께 만난다는 것은 분명 좋은 일이다. 그러나 글로만 읽어도 충분한 책을 그림과 함께 실어 놓으면 글의 좋은 느낌이 반감된다고 생각한다. 글로 읽으며 머릿 속으로 상상하며 읽을 수 있는 글을 이렇게 그림과 함께 해 놓으면 그림만 기억에 남고 글의 맛은 제대로 느끼지 못한다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눈,코,입,귀에 예븐 신발까지 신겨 놓아서 이미지를 그대로 받아들이게 만들다니 좀 서운하다. 눈,코,입,귀가 지금의 위치에 자리를 잡은 연유를 설명해 주고 있어서 독특하기는 하지만 이렇게 거창한 그림책으로 나올만한 이야기는 아니지 싶다. 만일 공자님과 제자들에 얽힌 이야기를 한편 한편 그림책으로 엮는다면 누가 살까? 나는 안 산다. 그냥 글이 많은 논어 한 권으로 읽을 테다... 얼마 전 모 대형마트 서적 코너에서 TV동화 행복한 세상에 나온 유명한 이야기들을 그림책으로 엮은 시리즈물을 본 적이 있다. 나는 눈물이 날 뻔 했다. TV동화 행복한 세상과 연탄길에 나온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그림책으로 만들어 놓으면 그 마트 한 층 한바닥 다 깔아야 할 것이다. 지갑이 가벼운 부모는 눈물난다. 돈 되는 일이면 뭐든지 한다는 우리나라... 책을 펴내는 일도 부를 형성하는데 한몫 하는 일이 되었나 싶어서 마음이 쓰리고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