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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광귀신 ㅣ 국시꼬랭이 동네 5
한병호 그림, 이춘희 글, 임재해 감수 / 사파리 / 200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 조상들이 지금처럼 물자가 흔한 세상에 살았다면 분명 야광귀에게도 신발을 선물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먹을 것이 귀한 시절에도 고시래를 하는 풍습은 있었으니까 말이다. 짚신을 삼아주던지 나막신을 주던지 말이다. 야광귀가 신발을 훔쳐갈까봐 감추었다기 보다는 물자가 귀한 시절 추수한 새 짚으로 짚신을 엮을 형편이 되질 않거나 짚이 없는 사람이 설을 맞아 신을 훔쳐갈까봐 감추어 놓았던 것은 아닐까? 아니면 아이들의 밤외출을 막으려고 감추었다는 말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지금도 짚은 소먹이나 감을 우릴 때 등등 시골에서는 소중한 재산 중의 하나라 논이 적어 짚이 부족한 사람은 짚을 사기도 한다. 정말 야광귀가 있냐는 아이의 질문에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고 말을 하며 이런 내 생각을 이야기해주었다. 환상적으로 설명을 한 것이 아니라 아이들에게 꿈을 주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어려웠던 시절, 남에게 싫은 소리 하기 싫어하던 우리 조상들의 점잖은 모습을 엿볼수 있는 풍속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다. 재미있는 도깨비 그림과 함께 체구멍을 이용해서 도깨비를 쫓는다는 발상이 아이들에게 좋은 상상력 씨앗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서양 귀신에게도 체를 들이대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