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나무처럼 0100 갤러리 6
김선남 그림, 김소연 글 / 마루벌 / 2004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얼마전 밤에 TV 채널을 돌리다가 가요무대를 보게 되었다. 지금까지 가요무대를 주의깊게 본 적이 없었는데 내 기억 속에서 잊고 있던 중견 가수 윤시내씨가 노래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채널을 돌릴 수가 없었다. 고등학생 때 이대 앞 옷가게 골목에서 윤시내씨를 본 적이 있었기 때문에 윤시내씨의 옛 모습과  지금의 모습을 나도 모르게 비교하고 있었다. 잠깐 시간이 멈춘 듯 과거로 갔다가 현실로 왔다가... 그러다가 세월이 많이 흘렀다는 생각이 들었고, 잠시 잊고 있던 이 책이 생각났다. 뭐라고 서평을 쓸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이런 책을 만나고 읽으면 잠깐 동안 숨을 멈추게 된다. 빠르고 복잡하고 화려한 현대 사회 속에서 열심히 살고 있는데 갑자기 내 호흡의 템포를 느리게 하고, 잠깐 시간을 멈추게 하는 책... 갑자기 느리게 편하게 호흡을 가다듬게 해주기 때문에 처음에는 거부감도 생기고 짜증도 난다. 난 지금 무척 바쁘고 스트레스가 쌓여서 재미있고 자극적인 것을 원하는데 느리고 편안하게 명상을 하라니... 그러나 한장 한장 책장을 넘기다 보면 어느새 조금은 편안한 마음으로 차분한 마음으로 책장을 넘기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트레이싱 페이퍼에 파스텔로 여리게 표현한 것 같은, 안개에 쌓인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그림이 나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어서 좋다. 바쁘게 직장 생활 하다가 오전이나 오후에 정신 건강을 위해 단 이나 요가를 하는 것처엄 자극적이고 화려하고 빠른 책들 속에서 문득 손에 이 책이 아이들의 머리를 맑고 깨끗하게 유리창을 닦는 것같은 효과를 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이 손에 들고 다니며 읽어달라고 할만큼의 매력은 없으나 가끔 책꽂이에서 꺼내보면 마음이 편해지는 책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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