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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누이 ㅣ 옛이야기 그림책 까치호랑이 12
이성실 글, 박완숙 그림 / 보림 / 1997년 3월
평점 :
책의 표지를 보았을 때만 해도 괜찮았다. 그런데 책을 읽는 동안 그림이 너무 무서워서 책을 다 읽은 후에는 책의 전면이 바닥을 향하도록 놓았다. 무서움을 꾹 참고 책을 끝까지 읽어 준 8살짜리 아들 아이가 고마웠다. 사람으로 변신한 여우의 교활함, 독살스러움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어려서 보았던 천년호 드라마가 너무 무서워서 어릴 적 한동안은 장미희씨가 출연한 드라마를 전혀 보지 않았던 기억이 떠올랐다. 구미호보다 천년호가 더 무서웠던 이유는 착한 이미지의 장미희씨가 여우로 변하는 것이 더 가증스러워서 였을까? 한 가족을 몰살시키는 여우의 사악한 모습을 푸르디 푸른 색으로, 빨간 입술, 뾰족한 이로 잘 표현해 놓아서 사실감은 있었으나 아이에게 권하지 말 것을 싶기도 하다. 여우 누이가 주는 교훈은 두려움을 극복하고 세 가지 보물을 잘 사용해 여우를 물리친다는 것인데 세 가지 신비로운 물건의 효과보다는 여우 누이의 인상이 너무 강하기 때문이다. 오랫만에 상당히 기억에 남는 쇼킹한 책을 만난 것임에는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