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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꼬리 ㅣ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46
레오 리오니 글 그림, 이명희 옮김 / 마루벌 / 2004년 4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발견한 순간, 으흠, 레오 리오니로군! 하며 반갑게 손에 잡았다. 그러나 책을 다 읽은 후에 책을 쓰다듬어 줄 수는 없었다. 좀, 어렵군... 헬메 하이네의 권투장갑을 낀 기사와 공주를 읽은 후처럼 좀 무거운 기분이었다. 레오 리오니의 손주들도 나이를 먹을테니 철학적인 내용의 동화도 들려주고 싶었겠지 싶기도 했지만 내가 알고 있던 레오 리오니의 작품들과는 좀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일단은 좀 어렵고 철학적이고 심오하다, 가면을 벗은 참 모습... 정말 좋은 이야기지만 이 책을 읽는 연령층을 선정하기는 좀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1318세대는 되어야 이 책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들쥐들이 나뭇가지 사이에 늘어뜨린 갖가지 색깔의 리본들을 본 순간 우리의 서낭당 문화나 장례 문화를 외국사람들이 보면 좋아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노랗고 빨갛고 파란 천들을 늘어뜨린 우리의 굿 문화가 외국인들이 볼 때는 굉장한 페스티발로 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에게 읽으라고 권하기 보다는 책꽂이에 꽂아놓고 아이의 손이 스스로 잡을 때까지 기다리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