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의 새로운 서사 형식 마루벌의 그림책 이론서
옌스 틸레 지음, 지광신 외 옮김 / 마루벌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이 책에서 들려주는 여러가지 소주제들 중에서 가장 마음에 와닿는 제목이 "그림 뒤에 숨어 있는 그림을 인식하다"라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 읽었던 책들을 기억해 보면 글씨가 작고 많은 세계 명작 동화집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그림이 드문드문 있었지만 그래도 몇몇 그림들이 다음 이야기를 생각해보는 연결 고리를 잘 만들어 주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특히 북유럽 동화에 나오는 요정들의 모습을 상상하기 어려웠는데 조잡한 그림이라도 그 그림들이 좀 숨통을 틔워주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후 기억에 남는 그림들은 소년중앙에 연재되었던 셜록 홈즈 이야기의 그림들이 기억에 남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 읽었던 책들 속의 그림들은 이야기를 보조해주는 정도였지 큰 의미는 없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좀 다른 세상에서 살고 있습니다. 아주 많은, 무수히 많은 책 속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그 많은 책들 중 양서를 찾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고,  그 책들 속에 숨어 있는 뜻을 찾아내기도 쉽지는 않습니다. 우리나라 작가중 김재홍 님의 그림책들이 묘한 매력을 주는 책인 것처럼 말입니다. (동강의 아이들) 

이 책에서는 그림책속의 그림들이 말하고 있는 또 다른 의미들을 찾게 도와주는 책입니다. 아이들을 위한 책이 아니라 문학 비평 전공자나 좋은 책을 찾으시는 어른들께 도움이 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피노키오, 개구리 왕자 이야기도 해주고 있어서 좀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느낌도 듭니다 앤서니 브라운같은 요즘 인기 작가들의 작품도 설명을 해주고 있어서 좋았습니다. 좀 더 그림이 많았다면, 예로 들어서 더 많이 보여주었더라면 좋겠다 싶은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찾아보는 것, 더 깊이 들어가서 읽어보는 것은 본인이 해야할 일이겠지요. ^^ 

개구리 왕자에서 개구리가 왕자로 변신하는 과정이 엄마로부터 독립하는 아들의 모습도  보여주고 있고, 개구리를 집어던지 공주의 행동이 적극적으로 자신의 갈등에 개입한다는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니 그림책이나 동화책을 읽을 때도 깊은 뜻이 숨어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고 찾아보며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림책을 잘 이해하려면 미학적, 미술사적 지식도 있어야 하고 어린이 심리, 사회적 환경까지 그 당시의 문화와 역사까지 잘 알아야 한다는 말씀에 공감을 하며 앞으로는 책을 더 신중하고 꼼꼼하게 읽고, 서평도 더 잘 쓰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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