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 모텔 0100 갤러리 23
데이비드 맥컬레이 지음, 조동섭 옮김 / 마루벌 / 200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어릴 적에 본 영화 한 편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구의 문명이 멸망한 후, 한참 후의 지구에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의 남자가 도착합니다. 과거의 화려했던 건물이나 문명, 문화들이 다 밀림 속에 버려져 있는 것을 보고 "인류 문명에 대한 경고"를 했던 영화입니다.  지구 문명 멸망 후의 사람들은 다시 원시 생활로 돌아가서 책이 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였습니다. 

이 책을 보면서 그 영화를 떠올렸습니다. 지금 우리가 향유하고 있는 모든 문명과 물질들이 후에 사람들에게도 제대로 전해질 지, 우리가 과거의 문화나 유적, 유물을 보면서 생각하는 것들을 그 들도 하겠지 생각을 하면 좀 씁쓸해집니다. 

우리는 흔하게 쓰는 플라스틱도 후세 사람들은 쓰지 못했기에 소중한 유물로 간직할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에서는 느끼게 해줍니다. 아이들은 이 책을 보면서 웃습니다. 후세 사람들이 음료수 병이나 화장실 세척솔, 변기 뚜껑, 칫솔, 욕조 마개를 "소중한 장신구 유물"로 생각하는 것을 보며 웃음이 납니다. 그러나 아이들과 함께 웃다가 생각을 해보면 좀 걱정스럽습니다. 

지금 우리의 지구를 후손들에게서 잠시 빌려 쓰고 있다는 캠페인 문구처럼 우리가 모든 것을 다 써버려서 후손들에게는 물려줄 수도 없다는 것, 심각한 단절이 올 수도 있다는 것을 여실히 느끼게 해주는 책입니다. 

미스터리 모텔이라는 제목, 평범한 것 같지만 막상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기다보면 미래에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책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