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으면서 제일 신나고 즐겁고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서비스의 서자도 모르는 여관 주인에게 바보,멍청이,병신같은 놈이라고 욕을 퍼붓는 부분이었다. 정말 욕 잘했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몇 년에 걸친 외국여행의 끝마무리를 우리나라 국토 종단으로 택한 한비야씨께 참 잘하셨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이 책은 걸어서 우리나라를 여행하며 있었던 일들을 적어 놓으셨는데 시골 할머니들의 이야기가 어찌나 재미있던지... 충북 괴산군에 사시는 김복순 할머니의 이야기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었다. 물한바가지가 죽어가는 사람을 살릴 수는 없지만 한가지 소원은 풀고 가게 했다는 말도, 시어머니와 남편도 버리고 간 시동생들을 쌀강아지같이 보살펴 낸 이야기도 감동적이었다. 정말 우리네 시골 할머니들의 인생을 책으로 쓰면 전집이 나올는지도 모르겠다. 상대방의 말을 잘 들어보려는 자세가 기본이 되어야 말이 통하는 인간관계가 될 수 있다는 말도 기억에 남는다. 국토종단을 하든 안하든 한비야씨의 눈으로 바라본 우리나라의 독특함을 즐겁게 느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만권의 책을 읽는 것보다 만리를 여행하는 편이 낫다는 말, 꼭 명심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