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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를 닮고 싶은 날 ㅣ 행복한 책읽기 3
이붕 지음, 이웅기 그림 / 계림닷컴 / 2002년 8월
평점 :
품절
아이의 입맛에 딱 맞는 부모 노릇을 하려면 거의 맥가이버 수준에 도달해야 한다. 돈도 많이 벌어야 하고, 엄마도 차가 있어서 아이를 태우고 다녀야하고, 똑똑해야 하고, 예뻐야 하고, 직장에 나가지 않으면 더 좋고... 돈이 모든 인격을 대변해줄수 있는 사회에서 다른 부모들보다 경제적인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은 아이에게 그만큼 할 소리 못하고 부모의 권위를 대접받지 못할 수도 있는 상황이 된다. 게다가 지금보다 더 가난해진다면 더 하겠지... 다행히 푸름이가 아빠의 오래된 일기장을 통해서 아빠의 바르고 착한 마음을 알게 되고 아빠를 이해하게 된 것은 정말 잘 된 일이다. 착실 과장이라는 별명이 더 이상 자랑할 만한 별명이 아니게 된 세상에서 아이가 느끼는 혼돈과 갈등이 잘 표현되어 있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친가든 외가든 한쪽이라도 잘 살아야지 가난뱅이들끼리 결혼하면 뭐하냐는 푸름이의 말은 현실이다. 나도 그 말이 맞다고 생각한다. 세상 돌아가는 흐름이나 돈에 대해서는 본능적으로 더 잘 아는 아이들에게 돈보다 귀한 것이 있다는 것을 가르쳐주는 것이 점점 더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불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