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먼저 이 책을 읽기 시작한 9살짜리 큰 아이가 책을 펴놓고 뭔가를 열심히 적고 있었다. 뭘 그리 열심히 적었나 나중에 살펴보니 이 책에 나와 있는 거북이 기르는 방법을 열심히 옮겨 적고 있었던 것이다. 지난 봄, 석달 정도 기르던 거북이 두마리가 차례로 죽었을 때 거북이를 묻으러 가는 동안 온 동네가 떠나가게 울었던 큰 아이는 우리 거북이의 증세와 비슷한 것들이 나오자 열심히 적어 놓은 모양이다. 다음 번에는 거북이를 죽이지 않으려는 마음에서 말이다. 우리 거북이 두 마리는 한 마리는 등껍질이 말랑말랑해지더니 죽었고, 한마리는 장님이 되더니 죽어버렸기 때문이다. 이 책은 아이들에게 느림보라고 놀림을 받던 겨레가 교실에서 관찰하던 거북이를 집으로 데려와 키우게 되면서 겪는 일들을 재미있게 들려주고 있다. 훈이와 함께 거북이를 기르면서 용기를 얻어서 진짜 탐정이 되기로 결심하고 운동부터 시작하는 겨레의 모습이 기특하다. 거북이 기르기에 대한 정보도 많이 얻을 수 있는 책이었다.